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야, 스트라이크 좀 던져. 왜 볼을 던져?”
KIA 타이거즈 테토남 포수 김태군(37)은 최근 다시 페이스가 떨어진 이의리(24)에게 이런 얘기를 절대 안 한다고 했다. 이의리는 4일 잠실 LG 트윈스전서도 1이닝 동안 3볼넷을 기록했다. 운 좋게 실점하지 않았을 뿐, 마무리 보직을 내놓고 중간계투로 이동했음에도 고민은 여전했다.

이의리는 일본유학을 마치고 사실상 후반기 시작과 함께 마무리를 꿰찼다. 그러나 9월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9월26일 광주 LG전, 9월29일 광주 KT 위즈전서 잇따라 세이브에 실패했다. 끝내기안타를 맞았고, 블론세이브를 범했고, 실점했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할 수 없이 이의리를 셋업맨으로 이동시켰다. 집단 마무리를 택한 상태지만, 이의리만큼은 마무리로 내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언했다. 실제 4일 LG전서 선발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내려가고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또 흔들렸다.
2-3으로 뒤진 4회말 1사 1루였다. 이의리는 구본혁에게 150km, 152km 포심을 잇따라 던져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1루에 주자가 있었으니 이중 키킹은 하지 않았다.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해민에게 슬라이더만 3개를 던져 짧은 2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초구 슬라이더가 박해민의 얼굴 쪽으로 향했고, 박해민이 피하면서 파울이 되는 행운이 있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이닝 종료와 함께 박해민에게 다가가 사과하는 매너를 보여줬다.
그러나 5회가 또 찜찜했다. 선두타자 오스틴 딘에게 157km 포심을 찍었으나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났다. 결국 볼넷. 문정빈 타석에선 폭투까지 범했다. 1사 2루서 문보경에겐 조심스럽게 승부하다 볼넷을 내줬다. 여기서 이태양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공을 던지는 이의리가 가장 속상할 것이다. 이중키킹의 효과가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다. 그리고 공을 받는 포수 김태군은 그런 이의리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빠르게 체감하는 선수다. ‘매운 맛’ 조언과 일침으로 유명하지만, 이의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김태군은 경기 후 “어차피 해줘야 할 선수다. ‘야 스트라이크 좀 던져, 왜 볼을 던져’ 이런 말보다 의리가 올라갔을 때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해’, ‘너 하고 싶은대로 해’ 그런다. 최근에도 아무런 얘기를 안 했다. 하고 싶은대로 계속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어차피 앞으로도 어느 정도의 제구 기복은 안고 가야 한다. 그 기복의 폭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현 시점에선 코칭스태프나 구단이 이의리를 따로 디테일하게 관리할 여력까지는 없다. 3위 싸움의 클라이맥스이고, 포스트시즌을 눈 앞에 뒀기 때문이다.

내년 보직은 선발이 유력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중간에 머무르게 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당장 다가올 포스트시즌서 어떻게 쓸 것인지도 화두다. 궁극적으로는 보직보다 경기력, 다시 말해 기술과 멘탈이 중요하다. 그걸 다잡아야 이의리도 KIA 마운드의 미래도 밝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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