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부 “해외는 세금 더 낸다” 명분…카지노업계 “시장 구조 다른데 같은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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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석 한국관광학회장(경희대 교수)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좌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정부가 관광진흥개발기금 상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명분으로 내세운 가운데, 카지노업계는 시장 구조를 외면한 단순 비교라며 반발했다.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카지노산업 법·제도개선 정책 간담회’에서 업계는 마카오·싱가포르 등 주요 카지노 시장은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대규모 관광 산업인 반면, 한국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체급과 구조가 달라 단순한 세율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비교 사례로 언급하는 마카오(기금 및 세금 약 39~40%), 싱가포르(카지노세 최고 15%·법인세 17%), 필리핀(15~25%) 등은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오픈 카지노’ 시장이다.

권순기 롯데관광개발 이사는 “마카오 갤럭시카지노는 매출의 40%를 세금으로 내지만 영업이익률 22.4%, 순이익률 21.8%를 기록한다”며 “내국인 출입이 가능해 고객 유치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국인 중심인 강원랜드 역시 세금과 폐광기금을 합쳐 28.2%를 부담하지만 지난 2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28.3%에 달한다”며 “반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국내에서 실적이 가장 좋은 파라다이스도 영업이익률이 7.7% 수준, 순이익률은 4.9%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방금숙 기자

마카오의 연간 카지노 매출은 30조~40조원, 싱가포르는 단 2개의 복합리조트만으로 수조원대 매출을 올린다. 반면 한국 외국인 전용 카지노 17곳 합산 매출은 연 3조원 안팎으로, 마카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권 이사는 “국내 카지노 대부분이 외국인 전용이라는 한계 때문에 고객 유치 비용이 막대한데, 세율만 비교해 증세하는 건 납득이 어렵다”고 했다.

스티브 월스텐홀름 인스파이어 카지노 운영총괄도 “마카오는 연 30조원 규모 시장에서 세율이 오히려 낮은 편이고, 라스베가스도 매출의 30%가 게임 외 수익에서 나온다”며 “한국의 투자 조건이 매력적이어서 왔는데, 조건이 초기와 달라지면 향후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세율이 아니라 ‘지원 체계’라고 입을 모은다.

주요국들은 카지노 사업자가 컨벤션·공연장·호텔 등 비게임 시설에 재투자할 경우 세금을 감면하거나 기금 부과액을 깎아주는 유인책을 두고 있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복합리조트 전경. /인스파이어

싱가포르는 사업자에게 10~20년 이상의 장기 라이선스를 보장해 마리나베이샌즈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고, 독립 규제기관(CRA)을 통해 산업 성장과 규제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도 2030년 개장을 목표로 오사카 유메시마에 12조원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정부·지자체가 세제 지원과 인프라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상열 배화여자대학교 교수는 “1990년대 마카오는 중국인 전용 도박장이었지만, 현재 코타이 지역을 도박 도시로 보는 사람은 없다”며 “인천 영종도도 파라다이스와 인스파이어 개장 전 인구가 6만명에서 현재 14만명으로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복합리조트를 싱가포르와 마카오처럼 관광산업 핵심 인프라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책 논의에 앞서 카지노 사업장을 특성별로 구분해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대석 인스파이어 전무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는 연 매출 4조원에 영업이익까지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며 “이런 성장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정부가 함께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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