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중견 가구기업 에넥스가 위기의 기로에서 ‘매각’이란 중대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잇단 대책에도 코스피시장 퇴출 위기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박유재 명예회장이 회사를 설립한 지 55년 만에 창업주 일가 품을 떠나 새 주인을 맞을 전망이다.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에넥스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 퇴출 위기 속 최대주주 일가 지분 및 경영권 매각 계약 체결
1971년 서일공업사로 시작한 에넥스는 올해로 창립 55주년을 맞은 중견 가구기업이다. 특히 ‘오리표 싱크’를 앞세워 국내 최초로 입식 주방문화를 도입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처럼 국내 가구업계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긴 에넥스는 최근 중대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최대주주 측 지분 매각 추진이 전격 발표된 것이다. 에넥스는 지난 30일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체결됐다고 알렸다. 현재 최대주주인 창업주 일가 2세 박진규 회장 및 일가친척 특수관계인들이 보유 중이던 주식 378만여주, 지분 기준 28.48%를 전량 매도하는 것이다.
매수인은 에넥스미래성장조합이다. 보다 구체적인 매수 주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수 금액은 115억원으로, 주당 3,400원이다. 계약 체결일 전날인 지난 29일 종가 1,379원 대비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번 계약의 최종 종결 예정일은 오는 9월 4일이다. 공시에 따르면,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것을 전제로 9월 4일 내에 잔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다만 선행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에넥스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넥스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면서 코스피시장에서 쫓겨날 위기를 맞았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인데다 시가총액도 위태로운 수준에 그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에 에넥스는 다양한 대책을 꺼내들었다. 먼저, 동전주를 탈출하기 위해 주식병합을 실시했다. 이어 7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고, 박진규 회장 등 창업주 일가가 주식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더마토바이오 지분을 취득하는 한편 ‘에넥스 3.0’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 신사업 및 해외시장 공략의 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넥스의 ‘퇴출 위기’는 더욱 깊어졌다. 에넥스는 코스피시장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을 크게 밑도는 가운데 7월을 시작했고, 주식병합이 무색하게 재차 동전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후 ‘애국 테마’ 바람을 등에 업고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주가가 하락하며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바로 이 같은 시점에 최대주주 측 지분 및 경영권 매각 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시장에선 즉각적인 반응이 포착되고 있다. 에넥스는 최대주주 측 지분 및 경영권 매각 계약이 체결된 이후인 31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실질적인 인수 주체와 계약 선행조건이 베일에 가려져있는 만큼 에넥스의 향후 행보는 아직 안갯속에 놓여있다. 새 주인 맞이가 완료될 때까지 변수가 남아있는 데다, 이후에도 코스피시장 퇴출 리스크와 실적 개선 등 당면과제는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시사위크’는 이번 지분 및 경영권 매각 계약 체결 배경 등을 묻고자 했으나 에넥스 측 회신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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