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 ‘이별폭력’ 경험… “가정폭력, 개인문제 인식 경계해야”

시사위크
성평등가족부가 30일 발표한 '2025년 가정 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혼‧별거 또는 동거 종료 경험자의 50%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성평등가족부가 30일 발표한 '2025년 가정 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혼‧별거 또는 동거 종료 경험자의 50%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이혼이나 별거, 동거 종료 경험한 사람 2명 중 1명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의2에 따라 2004년부터 3년마다 실시되는 전국 단위 조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1년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5.9%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7.6%로, 남성(4.1%)보다 높았다.

성평등가족부에서 발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우자나 파트너로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비율에 비해 이혼‧별거 또는 동거 종료 경험자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성평등가족부에서 발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우자나 파트너로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비율에 비해 이혼‧별거 또는 동거 종료 경험자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특히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이별폭력’의 심각성이 두드러졌다. 이혼‧별거 또는 동거 종료 경험자의 50%는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비율(14.4%)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이 46.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신체적 폭력(23.4%) △경제적 폭력(18.4%) △성적 폭력(11.8%) 순으로 나타났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24.1%로 조사됐다. 남녀 모두 이별 후보다 이별 전에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더 많았으며, △여성은 이별 전 28%, 이별 후 11.5% △남성은 이별 전 18.6%, 이별 후 7.2%로 조사됐다.

스토킹 유형별로는 집이나 직장 등 피해자의 생활공간을 직접 찾아오는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이 21.7%로, 전화‧이메일‧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연락을 시도하는 ‘기술매개형 스토킹’(11.9%)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정폭력에 대한 허용도는 약화된 반면,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은 이전 조사보다 다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방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대표는 "가정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주변에서 신고하거나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국회에서 진행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모습이다. / 뉴시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대표는 "가정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주변에서 신고하거나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국회에서 진행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모습이다. / 뉴시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대표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허용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이것이 가정폭력이구나’라고 인식하는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반면 이를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도 함께 강해졌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주변에서 신고하거나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줄어들 수 있다”며 “결국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 보호는 가해자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와 굉장히 많은 연관성이 있다”라며 “현재는 신고를 해도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거나 ‘접근하지 말라’는 수준의 조치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고 이후부터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가해자를 어떻게 관리‧감독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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