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상견례가 시작되면서 조선업계의 ‘임단협 시즌’이 본격화됐다. 특히 올해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 진행되는 임단협인 데다 역대급 수주 호황으로 실적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 노조들의 성과급 요구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한다. 이후 오는 9일부터 본격적인 1차 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0일 사측에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전달했다. 노조는 이번 요구안에 최초로 ‘영업이익의 30% 성과 공유’를 명시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약 2조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성과급 규모는 약 6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조합원 수로 환산하면 1인당 약 7500만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HD현대중공업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성과급 규모가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는 이와 함께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상여금 100% 인상, 휴양시설 유지를 위한 경상비 20억원 출연 등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 책임과 노조 교섭력이 강화되면서 성과급 요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조선업 호황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는 점도 노조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총 206억8000만달러(약 31조15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수주액인 163억70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선 규모다.
업체별로 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123척, 141억7000만달러(약 21조원)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233억1000만달러)의 60.8%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총 20척, 37억달러(약 5조5500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100억5000만달러)의 36.8% 수준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이 총 27척, 54억달러(약 8조1000억원)로 늘었다.
경영계와 학계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우려도 만만찮게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은 최근 배포한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통해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경총은 “대법원은 성과 배분은 근로의 제공과는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임금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일관적으로 판시해 왔다”며 “노조가 교섭에서 이익에 대한 배분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법과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법상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한정된다”면서 “기업의 성과급 제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성과주의 원칙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 부담도 커질 수 있는 만큼 협상 과정에서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이달 중순과 말에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요구안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HD현대중공업 사례를 계기로 조선업계 전반에서 고강도 성과급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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