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도 ‘막판 단일화’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거마다 막판 극적 단일화가 선거판을 뒤흔드는 변수가 됐지만, 이번 선거는 무소속 후보들의 대거 출마와 단일화 실패가 겹치며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같은 진영 내에서 단일화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접전지가 바로 ‘평택을 재보궐 선거’와 ‘울산시장 선거’다. 그러나 선거 직전의 단일화는 유권자의 표를 무효로 만들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로 가장 화두가 된 지역은 평택을이다. 평택을의 경우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 등이 대거 출마하며 ‘5자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김용남·조국·유의동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면서 단일화가 필수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내란 세력 청산’을 외치는 민주당과 ‘국힘 제로(0)’를 내세운 혁신당 후보 간 감정싸움이 격화되며 당 간의 불편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이러한 진보 진영의 분열 속에서 보수 진영 역시 단일화에 난항을 겪었다. 황교안 후보는 유의동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역으로 ‘후보직 사퇴’로 받아쳤다.
이에 유 후보는 지난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단일화하자고 제안하는데 사퇴하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황 후보가 단식하면서 막고자 했던 게 여당의 독단적 개헌인 만큼 힘을 합치면 그걸 막을 수 있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황 후보가 주장하는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꼽힌 또 다른 지역은 울산이다. 울산시장 단일화에서는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이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진보 진영에서는 김상욱 민주당 후보가 황명필 혁신당 후보, 김종훈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해 체급을 키웠다. 반면 보수 진영은 사실상 분열한 모양새다. 전 울산 시장 출신인 박맹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와 표심을 나눠 갖고 있다. ‘시사위크’가 현장에서 만난 보수 성향의 울산 시민들 역시 ‘표 분산’을 우려하며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같은 위기감에 지난달 24일 국민의힘 소속 울산시의원 후보들이 박 후보를 향해 보수 단일화를 촉구하는 ‘108배’까지 올렸지만 박 후보는 거절했다. 결국 김 후보를 포함한 국민의힘 출마자들은 지난 1일 울산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고, 단일화는 무산됐다.
◇ 인쇄 끝난 투표용지, 단일화 효과 미미
선거를 단 하루 앞둔 시점까지 단일화가 거론되면서 지난 제20대 대선 사례도 재점화됐다.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러한 초박빙 접전 속에서 선거 직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에 응하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시점은 재외국민 투표와 선상투표가 이미 끝난 상황였기 때문에 안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표가 사표가 되면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다만 막판 단일화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물론 평택을의 경우 황교안 후보 지지층이 ‘사전 투표’를 불신하는 경향이 있어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이들의 표심이 본투표에서 유의동 후보에게 이동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판세를 뒤집을 변수가 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미 투표용지 인쇄가 끝났다는 점이다. 다수의 중도층 유권자는 어떤 후보가 사퇴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투표소에 향한다. 즉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남아 있어 이를 모르고 투표를 한다면 사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시점의 단일화는 너무 늦어 효과가 없다. 해도 소용없다”고 답했다.
신 교수는 ‘평택을의 경우 황 후보 지지자층의 낮은 사전투표율을 고려할 때 본투표 표심이 유 후보에게 이동하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건 영향력이 크지 않다. 당장 단일화를 해도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며 “하게 된다면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지지율 상승효과는 0.5%~1%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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