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변화구 던지기 꺼리는 느낌” 김서현 156km 포심 OK, 그런데 왜 변화구 1개도 안 던졌나…포수 사인 ‘거부’[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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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체코와의 평가전 경기. 대한민국 김서현이 5회말 구원 등판해 1실점 한뒤 교체되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솔직히 변화구를 던지기 꺼리는 느낌이었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한국이 2025 네이버 K-베이스볼시리즈 체코와의 2차 평가전서 장단 17안타를 앞세워 11-1로 완승했다. 타자들이 사회인 야구 수준의 체코를 상대로 11득점하며 타격감을 올린 건 고무적이었다.

야구대표팀 김서현이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체코와의 평가전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반면 마운드가 1실점한 건 옥에 티였다. 물론 체코가 유럽선수권 3위를 차지했고, 유럽야구가 예전처럼 더 이상 만만하지는 않다. 단, 이틀간 유일하게 실점한 투수가 김서현(21, 한화 이글스)이라서 아무래도 눈길이 갔다.

김서현은 2-0으로 앞선 5회말 세 번째 투수로 등판, 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실점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았으나 안 줘도 될 볼넷을 내준 뒤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정규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서 부진한 패턴이 이어졌다.

21개의 공을 던졌는데, 포심 최고 156km였다. 그런데 포심만 21개를 던졌다. 김서현 제1의 변화구, 슬라이더를 1개도 던지지 않았다. 본래 빠른 공 비중이 가장 높다. 단, 스리쿼터라서 슬라이더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 아주 위력적이다.

경기 후 만난 포수 조형우는 김서현에게 변화구 사인을 냈다고 했다. 결국 김서현이 마운드에서 고개를 흔들자 조형우가 김서현의 뜻대로 볼배합을 했고, 결과는 또 좋지 않았다. 투수가 언제든지 포수의 사인을 거절하고 자기주도 볼배합을 할 수 있다. 변화구를 1개도 쓰지 않은 게 잘못된 것도 아니다. 김서현의 주무기는 어디까지나 빠른 공이다.

그러나 포심 위주의 투구, 그리고 포심 제구가 시즌 막판부터 계속 안 좋은데 다른 방법을 써보지 않는 건 의아한 대목이다. 조형우는 “던지기 싫어하는 느낌이더라. 고개를 돌려서 직구를 던졌다. 적시타 맞을 때는 볼카운트가 몰려서 내가 빠른 승부를 하려고 직구 사인을 낸 것이었다. 그 전엔 솔직히 변화구를 던지기 꺼리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했다.

조형우는 그렇다고 김서현의 탓을 하지 않았다. “공 자체는 좋던데요. 그런데 약간 멘탈의 문제 아닐까요? 내가 느낄 때도 너무 세게 던지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얘기를 좀 했다”라고 했다. 시즌 중에 상대해봤고, 대표팀에서 공을 받아 봤으니 객관적인 솔루션일 수 있다.

조형우는 적시타 맞기 직전에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때 김서현에게 “괜찮다. 점수를 줘도 된다. 어제도 투수들이 점수를 안 줬고 오늘도 계속 안 주는 상황이라 투수들이 부담됐다. 나도 부담됐고, 그런데 점수를 안 줄 순 없다. 점수 주는 것에 그렇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라고 했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체코와의 평가전 경기. 대한민국 김서현이 5회말 구원 등판해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서현은 조형우에게 “그냥 알겠다”라고 했다. 결국 왜 포심패스트볼 승부만 고집했는지에 대해선 본인만이 안다. 현 시점에선 체코보다 훨씬 강한 일본을 상대로 등판이 가능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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