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석 기자] 무지함에 할 말을 잃었다.
MBC 새 금토극 '달까지 가자' 측이 공개한 티저가 타 문화를 존중하지 못해 국제적 논란으로 번졌다.
20일 공개된 '달까지 가자' 티저는 이슬람 의상을 입은 이선빈·라미란·조아람이 코믹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담겼다. 김영대도 터번을 쓴 채 꽈배기처럼 몸을 꼬는 동작을 취한다. '이상하게 생겼네' '비비 꼬였네' 등의 가사로 유명한 과거 한 아이스크림 CM송을 패러디했다.
그러나 공개 후 다양한 문화권의 네티즌이 비난했다. 인도와 아랍, 이집트까지 각국의 문화를 섞어놓았다며 타 문화권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러 문화를 섞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조롱하고 무례하게 표현했다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드라마는 월급만으로 생존조차 어려운 세 여성이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하이퍼리얼리즘 생존기, 논란의 티저와 상관이 없다.
유명 아이스크림 광고를 패러디했지만 그 당시에는 논란의 소지가 될 부분이 아니었고 지금은 K콘텐츠가 세계 곳곳에 침투, 더이상 국내에서 웃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는 마이데일리에 "K콘텐츠가 날로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화적 전유'에 대해 생각해보고 콘텐츠를 제작해야한다"며 "국내 드라마라고 좁은 시야를 갖기보단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문화적 전유'란 한 문화집단이 다른 문화의 전통·상징·예술 등을 무단으로 차용하거나 왜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타국인이 기모노를 입고 경복궁을 배경으로 춤을 췄다면 한국인이 가만있겠냐는 것이다.
시대를 읽지 못한 제작진의 무지함에 해외와 국내에서도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날로 커지는 K콘텐츠 시대 속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못한 제작진과 시킨다고 다 하는 배우들까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MBC는 공식 계정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제작진은 '타문화권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향후 좀 더 세심하고 신중하게 제작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시작부터 논란인 이 드라마에 누가 관심을 가져줄지는 물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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