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팀이 치열하게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제가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
'끝판왕' 오승환은 마지막까지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를 걱정했다.
7일 인천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 릴리A에서 오승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마이크를 잡은 오승환은 "팀이 치열하게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제가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라고 소속팀을 걱정했다.
이어 "사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와닿지는 않는다. 어떤 말씀부터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선수로서 팬분들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선수가 갖지 못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구단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승환은 "21번이라는 숫자를 다시 생각해 보니, 프로 생활이 21년이더라. 21번이라는 숫자를 뜻깊게 만들어주신 삼성 구단, 많은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삼성 투수 최초의 영구결번이라는 결과를 만들어주신 결과는 팬분들 덕분이다. 저를 향한 수많은 수식어, 별명들도 팬분들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오승환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오승환의 은퇴 선언에 모두가 놀랐다. 삼성은 6일 "오승환은 지난 주말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유정근 라이온즈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승환이 누구인가. KBO리그를 넘어 한국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KBO리그 통산 737경기 44승 33패 427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역대 세이브 1위. 또한 일본프로야구에서 2시즌 동안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동안 42세이브 45홀드를 적어냈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다.
경기고-단국대를 졸업한 오승환은 2005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부터 10승 11홀드 16세이브를 기록, 신인왕을 차지했다. 단일 시즌 승리·홀드·세이브 모두 두 자릿수를 올린 선수는 오승환이 유일하다. KBO리그에서는 줄곧 삼성에서 뛰며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세이브왕만 6번 차지했다.
오승환을 마지막으로 1982년 황금세대가 모두 야구장을 떠났다. 오승환을 비롯해 이대호, 추신수, 김태균, 정근우 등 황금 세대는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 등 금자탑을 쌓았다.
한편 삼성은 KBO 및 9개 구단과 협의해 은퇴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즌 말미에 은퇴 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또한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된다. 이만수의 22번, 양준혁의 10번, 이승엽의 36번에 이어 네 번째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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