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데이비슨' 신경썼던 유강남이 건넨 작별인사 "오래 기억에 남을 것, 앞으로의 삶 응원" [MD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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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유강남./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터커 데이비슨./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14차전 홈 맞대결에 포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유독 터커 데이비슨이 선발로 등판하는 날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유강남이다. 유강남은 1-1로 맞선 무사 1, 2루에서 KIA 선발 아담 올러를 상대로 4구째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다. 이 타구는 좌측 파울 폴대를 향해 큼지막하게 뻗어나갔고, 최초 '홈런'으로 판정됐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판정이 파울로 번복됐는데, 유강남은 침착한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이날 유강남은 중계화면에도 매우 재밌는 장면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5회초 1사 1루의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이 한차례 유강남을 불러 무언가 이야기를 건넸다. 그러더니 김선빈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매듭짓고 유강남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김태형 감독이 유강남의 옆구리를 꼬집더니 이내 허리를 감싸 안으며 더그아웃으로 데려 들어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 유강남은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로 출루한 뒤 황성빈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며 득점까지 만들어낸 데 이어 데이비슨과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호흡을 이끌어내며, 롯데의 7-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경기가 끝난 뒤 유강남은 김태형 감독과 나눴던 대화에 대해 밝혔다. 그는 "경기 전 감독님께서 데이비슨과의 볼배합에서 기존대로 하지말고, 중간 중간 상대가 예측할 수 없도록 승부해보자고 조언해주셨다"며 "5회 초를 마무리하고 내려왔을 때는 선두 타자 김호령 선수에게 안타를 내준 부분을 피드백 해주셨다. 2구째 커브에 안타를 맞았는데, 타자별, 상황별 공략법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유강남은 데이비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날 경기는 데이비슨에게는 고별전이었다.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는 데이비슨이 10승을 수확했지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고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의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터커 데이비슨./부산 = 박승환 기자고별전을 치른 터커 데이비슨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부산 = 박승환 기자

유강남은 그동안 데이비슨과 호흡을 맞출 때마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을 크게 의식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 어떤 선수와 호흡을 맞출 때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써왔다. 특히 지난달 6일 광주 KIA전이 끝난 뒤에는 "내가 포수로 나갔을 때 결과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 포수 입장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도 별로 좋지 않다"며 "오늘 경기가 끝난 뒤에는 내가 데이비슨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때문일까, 유강남은 유독 데이비슨이 나올 때마다 두드러진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달 6일 광주 KIA전에서 유강남은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19일 LG 트윈스를 상대로도 데이비슨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2루타 두 방을 폭발시키며 2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유강남은 고별전이 된 데이비슨과 6이닝 1실점(1자책)의 찰떡 호흡을 뽐낸데 이어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 데이비슨과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마운드로 모인 롯데 선수단은 유강남이 방송사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고, 인터뷰가 종료된 후 유강남은 데이비슨의 바로 옆자리에서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유강남은 "데이비슨의 마지막 경기에 호흡을 맞췄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포수인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삶도 응원하도록 하겠다"고 반성과 함께 데이비슨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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