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말 꿈꾸던 순간이 왔구나.”
KIA 타이거즈가 트레이드를 통해 NC 다이노스에서 데려온 3인방 중 당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선수는 역시 김시훈과 한재승이다. 이범호 감독은 두 사람에게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 앞에서 경기흐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겼다. 필승조가 쉴 때 대신 들어가기도 하고, 추격조도 맡는 역할이다.

김시훈과 한재승이 올해 NC에서 중용되지 못한 이유가 있다. 김시훈은 과거보다 구속이 다소 떨어졌다. 한재승은 볼삼비 이슈가 있다.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보유했지만, 볼넷이 많은 편이다. 올 시즌 20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 21개에 볼넷 19개다. 때문에 WHIP 1.98이다.
팔 스윙이 빠른 투수에게 볼넷 이슈는 숙명과도 같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할 필요도 있다. 물론 불펜 투수가 볼넷이 적은 게 당연히 안정감 측면에서 좋다. 단, 어쨌든 투수는 점수를 적게 주는 게 목적이라면, 올해 한재승은 나쁘지 않다. 20경기서 1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다. 주자를 내보내는 것에 비해 점수를 많이 주지 않았다.
KIA 이적 후에도 괜찮은 행보다. 7월31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서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1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서는 1이닝 1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까지 따냈다. 이적 후 2경기서 볼넷이 1개도 없었다.
KIA는 1일 필승조를 쓰지 못하는 날이었다. 이 경기를 김시훈과 한재승이 잇따라 등판해 잡아냈다. 한재승은 이적 후 2경기서 장점을 마음껏 선보였다. 한화전서는 150km 포심에 슬라이더만으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이범호 감독은 “첫 등판 치고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연패도 있었고, 최대한 안정적인 상황서 첫 등판을 시켜주고 싶었는데 가장 까다로운 순간에 첫 등판을 해서…구위나 스피드는 충분히 좋다고 생각한다. 추격조로 시작을 하겠지만 아직 젊은 선수다. 구위가 좋기 때문에 나중에 성장을 하면 필승조로 던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볼넷에 대한 스트레스를 갖지 말고, 장점만 활용한다면 KIA 불펜이 전도유망한 파이어볼러를 한 명 더 갖는 셈이다. 확실히 긁어볼만한 복권이다. 한재승은 “필승조가 못 나오는 날이어서 투수코치님으로부터 중요한 상황에 나갈 수 있다고 전해 들었다. 팀이 1점차로 이기고 있는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게 돼 얼떨떨하긴 했지만 최대한 잘 막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무엇보다 나를 믿고 올려주신 감독, 코치께 감사했고 무조건 이겨야 되겠다는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재승은 “마운드에 올랐을 때 '정말 꿈꾸던 순간이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보다 팀의 연승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고, 전적으로 포수 한준수를 믿고 던졌던 것이 주효했다”라고 했다.

한재승에게 KIA 트레이드는 새로운 기회다. 그는 “팀에 일찌감치 적응을 마쳤다.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하나로 모이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경기가 많이 남아있는데, 팀이 내게 준 믿음에 대한 보답할 것이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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