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온이 R&D 조직의 이름을 바꿨다. 'SK온 배터리연구원'은 이제 'SK온 미래기술원'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기술로 미래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징적 선언이다.
명칭 변경보다 더 주목받는 건 그 안에 담긴 전략의 방향이다. 기술 주도 성장을 핵심 경영기조로 삼고, 차세대 배터리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로드맵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묵직한 변화다.
박기수 초대 SK온 미래기술원장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환경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며 "선명한 R&D 전략을 바탕으로 SK온을 기술 주도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미래기술원의 방향은 수많은 기술 중에서도 가격경쟁력과 제품 안전성 확보라는 두 가지 전략과제를 선별해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우선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셀투팩(Cell-to-Pack)과 건식 전극(Dry Electrode) 공정이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셀투팩은 모듈 단계를 생략해 제조단가를 낮추는 기술로, 올해 안에 LFP(리튬인산철) 및 미드니켈 셀투팩 기술 완성이 목표다.
건식 전극 공정은 설비투자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존 습식 공정과 달리 용매 사용과 건조 공정이 필요 없어 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SK온은 연말까지 건식 전극 공정의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한다.
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한 미래 기술도 속도를 낸다. SK온은 반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2026년 말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이 배터리는 겔 타입의 고분자-산화물 전해질을 사용해 액체형 대비 안전성이 높다는 점에서 차세대 배터리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열폭주 방지 기술도 중요한 퍼즐 조각이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 이슈로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SK온은 액침 냉각 기반 열폭주 억제 기술을 선행 검증한데 이어 완성차업체와 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SK엔무브와의 합병도 해당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SK온 미래기술원은 독립 법인 출범 이전부터 SK그룹 배터리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1985년 유공 울산 기술지원연구소에서 시작해 1991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고, 2010년에는 한국 최초 양산형 순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NCM9 배터리와 Z폴딩 기술은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증명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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