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터커 데이비슨이 9승째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불안함을 남겼다.
데이비슨은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8구,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9승째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결코 롯데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못한 승리였다. 롯데 타선은 경기 시작부터 NC 마운드를 폭격하며 2회말에만 무려 5득점의 지원을 안겼다. 그런데 1~2회 연속 삼자범퇴를 바탕으로 NC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순항하던 데이비슨이 3회초 곧바로 실점했다.
선두타자 천재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후속타자 안중열을 상대로 첫 볼넷을 내줬다. 이후 최원준의 2루수 땅볼 타구에 선행 주자를 지워내며, 그래도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는데, 이어 나온 김주원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권희동에게도 연속 적시타를 맞으면서 3회초에만 2점을 헌납했다.
이에 롯데 타선은 3회말 공격에서 무려 4점을 더 뽑아내며 데이비슨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안겼다. 이에 데이비슨도 4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겼는데, 5회 데이비슨이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원준에게 안타를 맞더니, 후속타자 김주원에게 또다시 1타점 3루타를 맞더니, 권희동에게 희생플라이까지 허용, 4실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줄 점수를 다 준 후에도 데이비슨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며 박건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헌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제서야 데이비슨은 이우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는 물론 7이닝 투구까지 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채 5이닝 4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때문에 롯데는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경기에서 필승조들을 투입하기도 했다.



데이비슨은 롯데가 지난해 '사직예수'로 불린 애런 윌커슨을 대신해 영입한 선수다. 윌커슨은 2023년 시즌 중 롯데 유니폼을 입고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로 지난해 32경기에 등판해 무려 196⅔이닝을 소화하며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지만, 위닝샷의 부재와 나이가 많았던 탓에 언제 기량이 떨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에 롯데와 작별하게 됐다.
때문에 데이비슨을 향한 기대감은 분명 컸다. 적어도 윌커슨 '만큼'은 해줬어야 했다. 물론 시즌 초반의 분위기는 좋았다. 데이비슨은 3월 2경기에서 7이닝 1실점, 6⅓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고, 4월에도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29, 5월 또한 3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6월 일정이 시작된 이후 줄곧 내리막길만 걷고 있는 모습이다.
데이비슨은 6월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7.71로 바닥을 찍었고, 31일 경기를 포함해 7월에도 3승을 수확했으나 평균자책점 4.05으로 아쉬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무실점 경기는 지난 5월 1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단 한 번도 없다.
이런 데이비슨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김태형 감독은 애써 아쉬운 마음을 감춰왔는데, 이제는 롯데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데이비슨의 반등을 믿고 기다리느냐, 8월 15일 이전에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교체를 하느냐다. 1선발 정도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쳐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현재 데이비슨은 다른 구단의 2선발과 비교하더라도 우위에 있다고 보기가 어렵다. 현재 롯데는 가을야구의 가능성을 드높이는 중이다.
관건은 8월 15일이다. 15일까지 교체가 진행되지 못한다면, 해당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뛸 수 없기 때문에 롯데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일단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도 임박한 만큼 롯데가 그동안 눈여겨 보고 있던 선수가 매물로 등장한다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롯데가 칼을 빼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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