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팀이 이기는 상황, 만들고 싶었다"
키움 히어로즈 라울 알칸타라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투구수 106구,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째를 손에 쥐었다.
7연패를 끊어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채 마운드에 오른 알칸타라.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알칸타라는 1회 장두성-고승민-손호영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강남에게 안타, 한태양에게 볼넷, 박승욱에게 안타를 맞으며 만루 위기에 처했으나, 이어 나온 김동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서서히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알칸타라는 3회에도 주자를 보냈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의 공격을 막아냈고, 4회에는 윤동희-유강남-한태양을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순항했다. 그리고 타선의 지원이 전무한 가운데 5회에도 완벽한 투구를 기록했고, 6회초에는 선두타자 고승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손호영-빅터 레이예스-윤동희를 모두 뜬공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알칸타라의 호투에 키움 타선도 뒤늦었지만, 6회말 공격에서 최주환의 적시타와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고영우의 병살타 때 한 점을 더 뽑아내며 2점의 지원을 안겼다. 이에 알칸타라는 7회도 무실점을 마크했고, 투구수가 93구였음에도 불구하고 8회에도 등판해 전준우-장두성-고승민을 꽁꽁 묶으며 도미넌트스타트(8이닝 1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리고 키움은 9회초 마무리 주승우를 투입해 뒷문을 걸어잠갔고, 알칸타라는 지난 6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5경기 만에 승리를 수확하면서, 외국인 선수 역대 13번째, 키움 출신 외국인 4번째 KBO리그 통산 50번째 승리를 확보했다. 그리고 개인 최다 이닝(8이닝, 총 7회)은 덤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알칸타라는 "오늘 경기를 잘 끝낼 수 있어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 오늘 50승을 달성했는데, 1승을 남겨두고 계속해서 결과가 아쉬웠다. 아내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자, 만들 수 있겠다'는 응원을 보내줬는데, 덕분에 오늘 50승을 달성할 수 있어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투구수가 90구를 넘긴 상황에서 알칸타라는 8회에도 등판하는 책임감을 보여줬다. 그는 "코치님께서 7회가 끝난 뒤 내 투구수를 이야기 해주셨다. '조금 더 던져보고 싶으냐, 아니면 여기서 그만하고 싶냐'는 의견을 물어봐 주셨다. 나는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투구수도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8회에도 올라가서 던질 수 있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두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알칸타라는 "더위가 내가 공을 던지는 데 있어서 영향을 안 준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그게 내가 좋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낸 유일한 이유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1년을 뛰었고, 한국에서도 정말 오랜 시간을 뛰었는데, 도미니카도 덥지만, 한국의 더위가 더 피부에 와닿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알칸타라는 고척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좋은 구장이고, 많은 자신감을 얻고 던질 수 있는 구장이다. 어쨌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에 구장도 일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에이스로서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다만 너무 많은 부담감을 갖고 던지는 것은 팀의 승리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최대한 부담을 덜어내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알카나라는 그동안 KBO리그에서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던 팀들의 유니폼만 입어왔다. 반면 올해 키움은 유망주 육성을 진행하는 과정으로 그동안 알칸타라가 몸담았던 팀들의 사정과 조금 다르다. 그러나 알칸타라의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그는 "포스트시즌 경쟁을 하는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팀이 이겨야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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