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IT·가전 기업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성적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양사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불안정한 대외 상황, 중국 규제, 미국의 관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 영업익 반토막 난 삼성·LG전자, 대외불확실성 등 요인
삼성전자는 8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6.49%, 영업이익은 31.24%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매출은 0.09% 줄어들며 유지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5.94% 대폭 감소했다.
LG전자의 2분기 성적도 좋지 않았다. 전날 7일 발표한 LG전자 실적발표에 따르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1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4.4%, 46.6% 감소했다.
국내 IT·가전 사업의 양대 주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면서 증권가에선 우려섞인 시선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8일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9시 6만1,900원에서 10시 6만1,100원으로 순간 1.3% 급락하기도 했다. LG전자도 7일 오전 9시 7만6,500원에서 7만5,300원으로 1.57% 하락했다. 양사 모두 시간이 지나 주가를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반영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외 불안정’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비우호적인 환율 상황, AI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대중 제재 등으로 인한 시장 수요 부진이 가전과 반도체 시장 전반의 수익성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9일 투자정보 커뮤니티를 통해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하나증권의 예측 추정치를 하회했다”며 “비우호적인 환율 속에서 메모리, 비메모리 모두 재고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측도 “반도체(DS)사업 부문 실적 저하에 대해 재고 충당 및 첨단 AI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메모리사업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지만 개선된 HBM 제품은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사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9일 KB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을 매출 312조원, 영업이익 28조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4% 줄어든 수치다. 최근 1년간 HBM 출하 감소와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적자 확대 등으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하다는 평가다.
KB리서치는 LG전자의 경우 3분기 실적을 매출 22조2,000억원, 영업이익 6,868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1%, 영업이익은 8.7% 줄어든 수치다. 2분기 대비 소폭 개선되긴 하지만 여전히 전년과 비교해선 부족한 실적이다. 또한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실적 안정권에 들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리서치 본부장은 “하반기에는 해상운임을 비롯한 물류비 부담 완화에도 HS(가전) 비수기 진입과 TV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 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LG전자는 가전, TV, 자동차 등 핵심 사업부가 관세 불확실성에 대부분 노출돼 있다”며 “LG전자 실적과 주가의 기울기는 관세 불확실성 조기 해소와 내구재 수요 회복 강도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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