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엄청 좋았어요"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 대주자로 출전해 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배재고를 졸업한 뒤 프로 입성을 위해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한 박찬형은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화성 코리요에서 뛰던 중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의 트라이아웃에 합격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립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결과 지난달 중순 롯데와 육성 계약을 맺으며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3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본격 2군 생활을 시작한 박찬형은 13경기에서 12안타 1홈런 8타점 6득점 타율 0.255 OPS 0.633을 기록하던 중 지난 18일 1군 콜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17일 경기에서 '트레이드 복덩이' 손호영이 타격 중 우측 두 번째 손가락의 근육이 부분 손상되는 부상을 당하게 되자, 김태형 감독은 박찬형을 콜업하기로 결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2군에서 경기는 괜찮게 한다고 하더라. 발도 빠르고. 연습하는 모습을 며칠 지켜봤을 땐 잘 모르겠는데, 2군 보고상으로는 경기는 오히려 잘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번 등록을 시켜봤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찬형은 콜업과 동시에 대주자로 출전했으나, 이렇다 할 결과를 남기지 못했는데, 19일 경기에서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졌다.
롯데가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훈이 좌중간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자, 김태형 감독은 김찬형을 다시 한번 대주자로 기용했다. 그러나 18일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결과를 남기지 못했는데, 7회말 롯데가 두 점을 더 달아나면서, 박찬형이 타석에 들어서게 됐다. 그리고 첫 번째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데뷔 첫 타석에 들어선 박찬형은 한화의 바뀐 투수 한승혁과 맞붙게 됐고, 초구 150km의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박찬형은 첫 안타로 팀에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안겼지만, 아쉽게 추가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과 연결이 되진 않았다. 그래도 이날 경기는 박찬형의 기억에 평생 남게 된 것은 분명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박찬형은 첫 안타를 친 소감을 묻자 "아직까지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 코치님께서 '직구 위주로 던질 것'이라고 하셔서, 직구만 생각하고 있었던 게 좋은 결과가 된 것 같다"며 "겉으로는 크게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엄청 좋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지난달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고, 그리고 약 한 달 만에 초고속으로 1군 콜업까지 경험한 박찬형은 "생각보다 빨리 콜업이 돼서 놀랐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이 좋았었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었다"며 "(18일 대주자로 투입됐을 때) 독립리그부터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때의 생각이 나더라. 불꽃야구에서도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했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떨리진 않았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플레이를 생각하다 보니,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속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만큼 주변에서 수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그는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가족들도 '축하한다'고 먼저 연락을 해줬다. 그리고 형들, 코치님들께서 '열심히 잘해'라고 해주시더라"며 '오늘 더 연락이 많이 올 것 같다'는 말엔 "아마 그럴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롯데에 입단 이후 '야신' 김성근 감독에게도 연락을 취했던 박찬형. 그는 "감독님께서 '지금 마음가짐 잊지 않고, 잘 돼더라도 은퇴할 때까지 그 마음가짐을 이어가라'고 해주셨다. 김성근 감독님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이대호 선배님을 비롯해서 서배님들도 '초심 잃지 말고, 지금처럼 간절하게 야구하면 팬분들도, 감독-코치님들도 좋아해 주실 거야'라고 하셨다"고 이 순간이 오기까지 도움을 줬던 불꽃야구 식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군 무대도 밟았고, 첫 안타까지 뽑아낸 박찬형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박찬형은 "1군에서 바로 주전으로 뛰진 못하겠지만, 백업으로서 1군에서 자리 잡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입단 당시 "작년 4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와 프로 진출을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고 눈물이 난다"고 했던 박찬형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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