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에이스' 고영표(KT 위즈)가 통산 100번째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피칭을 기록했다. 10피안타 소나기 속에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100호 퀄리티스타트라는 대기록을 누구보다 고영표다운 피칭으로 완성했다.
고영표는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0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 2자책을 기록했다.
어느새 개인 4연승이다. 시즌 첫 5경기에서 2승 무패를 달린 고영표는 이후 4경기에서 내리 4패를 당했다. 5월 21일 KIA전 7이닝 1실점 승리로 반등한 뒤 이날을 포함해 4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성적은 13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2.93이다.
통산 100번째 퀄리티스타트다. 이날 전까지 고영표는 99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 중이었다. 2017년 선발로 전향해 10개의 퀄리티스타트를 적어냈고, 2018년 8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각각 21개를 기록했다. 2024년 부상으로 신음하면서도 9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고, 올해 13번째 등판에서 10번째이자 통산 100호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고영표는 1회부터 김지찬에게 번트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내줬다. 이재현이 좌전 안타를 쳤는데, 좌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했다. 2루 주자 김지찬은 3루를 거쳐 홈인. 무사 1루에서 구자욱을 중견수 뜬공, 르윈 디아즈를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는 헛스윙 삼진-좌익수 뜬공-헛스윙 삼진으로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팀 타선은 3회까지 대거 6점을 지원했다.
삼성의 반격도 거셌다. 3회 수비에서 1사 이후 김재성에게 2루타를 내줬다. 김지찬의 진루타로 2사 3루. 이재현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구자욱도 우전 안타로 흐름을 이었다. 고영표는 디아즈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피칭이 계속됐다. 4회 선두타자 전병우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류지혁에게 안타,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성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린 고영표는 김재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위기에서 김지찬을 2루 땅볼로 솎아 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도 2사 이후 디아즈와 전병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류지혁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전광판에 0을 새겼다.

퀄리티스타트 달성이 달린 6회, 투구 수가 90개에 달했지만 고영표는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타자 김성윤에게 초구에 2루타를 맞았고, 김태훈을 역시 초구에 1루수 땅볼로 정리했다. 김성윤은 3루로 진루. 김도환에게 1타점 2루타를 헌납하며 위기에 몰렸다. 13구 승부 끝에 김지찬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이재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팀은 무려 16점을 지원하며 고영표에게 승리를 안겼다.
114구 역투다. 6회에만 무려 24구를 던졌다. 개인 최다 투구 수 3위다. 지난 2018년 5월 24일 KIA전 기록한 128구가 단일 경기 최다 기록. 이때 고영표는 9이닝 완투승을 거뒀다. 최다 2위도 2018년에 나왔다. 7월 19일 한화전 6이닝 6실점 5자책 120구 투구를 펼친 바 있다.
고영표다운 피칭이었다. 10개의 피안타를 맞았지만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이날을 포함해 고영표는 24번의 10+피안타 경기를 기록했고, 7번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었다. 24회의 10+피안타 경기에서 무려 11번 6이닝을 넘겼다. 5이닝 미만은 4회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고영표의 평균 구속은 134.7km/h로 리그에서 가장 느리다. '마구' 체인지업이 있지만 인플레이 타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76.9%의 퀄리티스타트 성공률 보인다. 삼성 아리엘 후라도(80.0%)에 이은 리그 2위. 통산 성공률은 63.7%다.
흔들리더라도 쓰러지지 않는다. 고영표의 피칭을 압축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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