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경상흑자 600억달러 돌파…석 달 만에 또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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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6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을 불과 3개월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614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 6월(497억3000만달러)보다 117억3000만달러 늘어난 규모로, 월간 경상수지 흑자가 6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상수지는 4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9월 누적 흑자는 3406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38억9000만달러)의 4배를 웃돌았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이끌었다. 상품수지는 627억5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6월 기록한 종전 최대치(478억9000만달러)보다 148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9월 수출은 1307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2.4% 급증했다. 4개월 연속 10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이 195.8%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260.3% 늘었고, 컴퓨터 주변기기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392.3% 급증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는 가격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수출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82.1%, 물량은 30.5% 각각 증가했다.

비IT 품목 수출도 13.4% 늘었다. 석유제품(73.3%)과 철강제품(6.7%), 기계류·정밀기기(6.3%) 등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승용차 수출은 5.6% 감소했다.

수입은 67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4% 증가했다. 자본재 수입이 반도체(92.8%)와 반도체 제조장비(49.2%) 등을 중심으로 42.3% 늘었고, 원자재와 소비재 수입도 각각 21.3%, 2.0% 증가했다.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이어갔다. 9월 서비스수지는 33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6억8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7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는 1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반면 배당과 이자 등에서 발생하는 본원소득수지는 26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월(19억2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커졌다. 증권투자 분기 배당 지급에 따른 계절적 영향이 사라지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2억4000만달러로 확대된 영향이다.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543억4000만달러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166억3000만달러 늘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해외 주식투자가 99억1000만달러 증가한 가운데 해외 채권투자도 67억2000만달러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38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투자는 137억4000만달러 줄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만큼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기존 전망치인 4500억달러를 웃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간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남은 10~12월 3개월 동안 월평균 약 36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 된다.

김영환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9월 한 달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연간 흑자의 절반 수준이며, 올해 3분기 흑자 규모는 지난해 연간 흑자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경상수지는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에는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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