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가 네 번째 유예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과세 제도 정비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이 우선이라며 정부에 시행 연기를 공식 제안하면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를 정부에 공식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정협의와 가상자산 사업자 간담회 등을 거쳐 숙고했다”며 “과세 원칙과 국내 산업 여건, 이용자 간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에 앞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관련 제도의 틀을 마련하고, 기업과 투자자에게 충분한 적응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전체적인 틀을 세우고 기업과 투자자들의 적응 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으로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점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당초 2022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과세 인프라 부족과 투자자 반발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연기돼 현재는 2027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한 수치다.
과세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이용자 간 형평성이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세를 시행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세금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해외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 수집 체계와 과세 자료 검증 시스템 등도 보완 과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번 유예가 결정될 경우 과거와 달리 시행 시점과 제도 정비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과거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미뤄졌다는 점도 고려했다”며 “이번에는 유예 기간을 분명하게 정하고 해외 거래 정보 활용과 전산 검증, 납세 안내 방식 등 선행 과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 투자하고 이용자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법률과 세제 정비에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달 28일 당정협의에서 과세 유예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당내에서는 2년 추가 유예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과세 시행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김 대표는 이날 구체적인 유예 기간을 밝히지 않았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는 향후 고위 당정협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행 시점을 변경하려면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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