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올 시즌 전 한승택은 KT 위즈와 4년 총액 10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2025년 15경기 출전이 전부. 오버 페이가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실력으로 우려를 지웠다. 올 시즌 128경기에 출전해 73안타 3홈런 40득점 39타점 타율 0.234 OPS 0.600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타격 성적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쏠쏠한 활약을 했다.
무엇보다 안방이 든든해졌다. 도루 저지율이 25.7%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리그 평균은 22.8%다. KT 투수진에 강속구 투수가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훌륭한 성적이다. 지난해 KT는 128도루를 허용한 팀이었다. 리그 최하위. 올해는 88개에 불과하다. 최소 6위. 한승택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1회 수비. 1사 1루에서 구자욱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때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올해 22도루, 도루 성공률 84.6%를 자랑하는 주자. 한승택은 깔끔한 송구로 김지찬을 2루에서 저격했다. 김지찬의 통산 가을야구 첫 도루 실패다.
이어 KT가 5-0으로 앞선 4회 주자 없는 2사. 장찬희의 초구 커터를 받아쳐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한승택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다. 이날 KT는 8-7로 승리했다. 한승택의 한 방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한승택은 "생각보다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중간에 힘든 순간이 있었는데 잘 막고 이겨서 다행"이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홈런에 대해 묻자 "타이밍이 늦는 느낌이 있었다. 이번 타석은 앞에서 치려고 했다. 단순하게 가져갔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밝혔다.
9회 박영현이 KKK로 이닝을 끝냈다. 모든 결정구는 슬라이더. 특히 전병우에겐 4구 모두 슬라이더를 던지기도 했다. 한승택은 "영현이 오늘 슬라이더가 좋더라. 그래서 사인을 많이 냈다"라더니 "장타를 조심해야 했다. (맞아도) 단타를 맞자는 볼 배합을 했다. 다행히 영현이 슬라이더가 너무 좋아서 그런 식으로 했다"고 밝혔다.
굳이 아쉬움을 꼽자면 8회 폭투다. 8-6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던 8회 2사 만루 김현준 타석. 한승택은 바깥쪽 하단에 미트를 댔다. 그런데 박영현의 포심이 몸쪽 높은 코스로 향했고, 한승택이 이를 뒤로 흘렸다. 폭투로 3루 주자 홈인. 경기는 1점 차가 됐다. 박영현이 이후 실점하지 않아 KT가 이길 수 있었다.
사인 미스였냐는 질문에 "아니다. 영현이 공이 빠르지 않나. 제가 낮게 자세를 하고 있다가 반응을 했어야 했다. 반응이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공이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고 하자 "그런 공도 잡아내야 되는 게 포수다. 마스크 쓰면 다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 미스"라고 답했다.


2루에서 김지찬을 잡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승택은 "그때 긴장이 풀렸다. 처음 시작할 때는 긴장을 생각보다 안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을 받아보니까 긴장을 하고 있더라. 그렇게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서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한편 KT 팬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색색깔로 반짝인 비트배트가 수원 하늘을 물들였다. 한승택은 "너무 보고 싶었다. 저는 등을 지고 있기 때문에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잘 보지는 못한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 삼진 세 개, 그리고 홈런을 쳐서 주자 플레이를 못 하는 바람에 못 봤다"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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