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경록 한솔제지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내년 1월이면 취임 2주년을 맞게 되는 가운데 그의 앞엔 각종 무거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인쇄용지 가격 담합 적발에 따른 후폭풍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가 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를 전망이다.
◇ 중대재해 사고에 잇단 담합 적발까지… 취임 후 악재 잇따라
한 대표는 지난 1월 한솔제지 대표이사에 올랐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그는 2014년 한솔그룹에 합류해 마케팅 담당·한솔아메리카(HAI) 법인장·인쇄 및 감열지 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뒤 대표에 취임했다.
취임 후 지난 2년간 여정은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굵직한 악재가 연쇄적으로 터졌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7월 16일 오후 대전 신탄진공장에서 30대 근로자가 숨지는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30대 신입 직원 A씨는 펄프 제조기 안으로 폐종이를 옮기는 작업 도중 개폐기 투입구를 통해 기계 내부로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해 경찰과 노동당국은 해당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과 안전규정 준수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조사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해 말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한 대표와 신탄진공장장을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이로써 한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사법 리스크를 마주하게 됐다.
여기에 올해엔 담합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홍역을 겪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한솔제지·한국제지·무림페이퍼·무림P&P·무림SP·홍원제지 등 6개사의 인쇄용지 가격 담합 혐의를 적발해 총 3,3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6개사는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 10개월간 가격 담합 행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한솔제지는 가장 많은 과징금인 1,425억원을 부과받았다. 다만 한솔제지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리니언시’를 통해 납부액 전액을 면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거액의 과징금 부담은 덜었지만 싸늘한 여론을 피하지 못했다.
◇ 자신신고로 1,425억 과징금 면제… 이후 담합 또 적발돼 검찰 고발
더불어, 추가 담합 적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졌다. 공정위는 지난 9월 농민신문사 발주 인쇄용지 입찰에서 담합한 제지업체 6곳(무림에스피·무림페이퍼·무림피앤피·한솔제지·한국제지·홍원제지)에 과징금 30억900만원을 부과하고, 이 중 한솔제지와 한국제지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잇단 담합 적발 여파로 한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정무위원들은 한솔제지의 반복적인 담합 행위 적발을 질타하고, 피해보상 책임을 물었다.
이날 한 대표는 담합 행위 적발 건과 관련해 사과했으나, 담합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에 대한 보상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를 묻는 질의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손해배상 절차에 대해 재차 질의가 이어지자 “한번 다시 살펴보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 커지는 상생 압박… 보상대책 마련할까
인쇄업계에선 담합 행위에 관련해 구체적인 피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인쇄용지 가격담합 피해회복과 인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인쇄기업들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 복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합 사건의 후폭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 인쇄업계에 상생 요구에 이어, 국정감사에서 실질적인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적이 쏙아진 가운데 한 대표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근본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도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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