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찬물 떠놓고 기도해야 하나.
이의리(24, KIA 타이거즈)가 토미 존 수술을 받기 전만 해도 ‘이의리 챌린지’라는 얘기가 있었다. 이의리가 갑자기 ‘볼볼볼볼’을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 그러나 토미 존 수술과 재활 후 기복은 더 심해졌다. 볼볼볼볼을 하는 날엔 그대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잘 던지는 날엔 처음부터 잘 던진다.

전자는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후자는 27일 플레이오프 1차전. 결국 현실적으로 이제 KIA는 매 경기 이의리를 기용해보고 경기력에 따라 빠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좌타자가 즐비한 삼성을 상대로 이의리를 안 쓸 순 없다.
점수 차가 아주 큰 상황이 아니라면, KIA 왼손 불펜 1옵션은 여전히 이의리다. 곽도규가 시즌 막판부터 약간의 기복이 생겼고, 김범수는 그 다음 카드다. 결국 이의리가 경기 중~후반 삼성 좌타자들을 어떻게 막느냐가 이 시리즈의 핵심 키 포인트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의 컨디션을 그날그날 확인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경기 전에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동걸 투수코치의 보고를 받더라도 안 쓰긴 어려울 것이다. 경기력이 안 좋으면 짧게 쓰고 내리고, 좋으면 우타자에게도 사용하면 된다.
단, 외부에선 이의리를 되도록 주자가 없는 상황서 마운드에 올리는 게 낫다는 평가를 한다. 물론 이중키킹을 해도 제구 기복이 있고 얻어맞을 때가 있다. 그래도 이중키킹을 하는 게 그냥 던지는 것보다 타자를 잡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주자가 없을 때 마운드에 올려 이중키킹으로 첫 타자와의 승부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수 있다. 물론 이의리는 정규시즌서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 0.274로 1루일 때 피안타율 0.258보다 높긴 했다. 그러나 주자 1루일 때 표본이 적고, 결정적으로 이중키킹을 어떤 상황서도 아예 안 한 전반기의 성적까지 포함된 데이터다.
이범호 감독은 “중간투수들은 컨디션이 안 좋으면 다른 투수들로 대처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 오히려 “선발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것이 이의리를 방치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단, 선수 개개인보다 팀이 우선인 이범호 감독의 야구철학을 알 수 있다.

KIA가 이의리만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찬물 떠놓고 호투를 기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신 최대한 잘 던질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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