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진만)감독님에게 전화 드려야 되겠어요.”
삼성 라이온즈 타격장인 최형우(43)가 수비장인으로 변신했던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최형우가 누구보다 고마운 선수는 마운드를 지키던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30)였다. 삼성이 5-1로 앞선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헤럴드 카스트로가 좌익수 최형우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쳤다.

최형우는 펜스플레이를 기가 막히게 해냈다. 원 바운드 타구가 담장을 맞고 튀어나오는 지점을 정확히 예상했다. 그리고 타구를 잡자마자 뒤 돌아서서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류지혁에게 정확하게 송구했다. 카스트로는 2루에서 아웃. 이닝 종료.
후라도는 경기 후 “형우 형이 올해 전반적으로 수비를 안 나가긴 했어도 사실 난 되게 굳게 믿고 있었다. 오늘 타구가 (좌익수 방면)그쪽으로 많이 가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갔던 타구 중에서 형이 했던 송구는 너무 완벽에 가까워서 날 놀라게 했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부터 좌측으로 안타가 나오면 적극적인 주루를 하기로 사전에 합의했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최형우의 수비범위가 좁은 건 사실이다. 최형우는 여전히 좌익수 수비에 자신이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최형우가 29일 광주 3차전서도 좌익수로 나간다는 소식을 듣자 박진만 감독에게 전화를 걸겠다고 한 건, 약간의 위트를 섞은 발언이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그는 “큰 구장으로 간다”라고 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보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가 크다. 자연스럽게 외야수가 커버해야 할 범위가 넓다. 최형우로선 살짝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KIA로선 2차전의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듯하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의 황금 보살을 인정하면서도 “약점이 보이면 파고 들겠다”라고 했다. KIA 타자들이 좌측으로 안타를 치면, 2루까지 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다. 1루 주자의 3루 진루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KIA는 최형우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어려운 타구를 호수비 하기 어려울 뿐, 처리해줘야 할 타구들은 능숙하게 처리 가능한 것을 2차전서 증명했다. 오히려 최형우는 2차전을 통해 3차전서 수비에 대한 감각이 더 올라올 수도 있다.

최형우가 박진만 감독에게 실제로 전화를 하든 안 하든 좌익수 선발 출전은 확실해 보인다. 구자욱이 이번 포스트시즌서 수비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이 구자욱과 최형우가 동시에 중심타선에 들어가야 KIA 마운드를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이상, ‘최형우=좌익수’를 포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좌익수 최형우의 성패는 이 시리즈가 끝나면 계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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