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통위, 조희대 휴대전화 조회 이력 두고 공방

시사위크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기정통위) 소속 위원들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휴대전화 교체 이력을 조회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야당은 ‘정치적 사찰’이라고 비판했지만, 여당은 국회의 정당한 검증 활동이라고 맞섰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까지 예고되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회 개입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기정통위 소속 위원들은 지난 22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요청에 따라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에는 조 대법원장의 휴대전화 기기 변경 내역과 변경 시점, 기종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자료에 조 대법원장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포함됐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제기되자 황 의원은 지난 27일 SNS를 통해 반박했다. 황 의원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2·3 불법 비상계엄 이틀 뒤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 안가 회동을 ‘연말 모임’이라고 해명한 날 밤 휴대전화를 바꿨다가 이틀 뒤 이를 되돌렸다는 점을 거론했다. 황 의원실은 의혹이 제기된 시기에 한정해 ‘국회법’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언감정법)’에 따라 통신사 기록을 확인해 왔으며 조 대법원장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국회법 제128조에는 국정감사와 관련된 서류 등의 제출을 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부와 행정기관 등에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 의원은 “지귀연 판사의 증거 인멸 의혹이 드러날 때는 자성의 소리조차 없던 일부 법관들이 국회의 적법한 의결 자료에 대해 ‘사찰’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자료를 확인한 행위가 개인정보 침해이자 사법부 압박이라고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SNS에서 해당 자료에 조 대법원장의 개인 전화번호까지 노출됐다고 주장하며 “개인정보를 당사자도 모르게 몰래 염탐하는 집권 여당”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것은 일종의 스토킹 폭력”이라며 “망신시킬 궁리를 하면서 개인정보까지 몰래 염탐하는 스토킹까지 자행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반면 민주당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자료를 요구하고 사실관계를 검증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는 입장이다. 피감기관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거나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 있다면 자료를 요청하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 원내대표를 향해 조 대법원장 감싸기를 위해 입법부의 권위와 책임마저 저버리지 말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제출된 자료에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가려져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 정당한 검증 활동을 폭력이나 불법 행위인 것처럼 몰아가는 행태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논란을 지켜보던 한 여권 의원 역시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조 대법원장이 내란 당시 석연치 않은 행보가 있었던 만큼 (황 의원이)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조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정조사 예고에 여야 공방 확대

휴대전화 교체 이력 조회 논란은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과 맞물려 여야 대립을 키우고 있다. 여권에서는 탄핵 요구까지 나오는 가운데 야당은 이를 사법부를 겨냥한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헌정사상 유례없는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강행하겠다고 선언한 점을 짚으며 “이도 모자라 사법부 수장을 향한 노골적인 ‘휴대전화 사찰’ 논란까지 일으키며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법부 견제 및 적법한 의결’이라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 기기 교체 내역까지 무분별하게 조회하는 것이 민주당이 말하는 견제”냐며 입법권의 탈을 쓴 악질적인 ‘정치적 사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과 대법관 재제청권 관련 갈등을 둘러싸고 사법부 수장을 국회 증언대에 세워 망신을 주고 길들이겠다는 비열한 정치 공세”라고 덧붙였다.

신지호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민주당의 행보를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수사에 빗대 지적했다. 신 전 의원은 “뭐가 나올 때까지 탈탈 턴다. 먼지털이 수사”라며 “그때 (민주당이) 정치검찰의 폐해라고 하면서 본인들이 지금 (같은 것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과기통위, 조희대 휴대전화 조회 이력 두고 공방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