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오세훈에 구애-한동훈 견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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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향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으로 이어질 보수 재편 과정에서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향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으로 이어질 보수 재편 과정에서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향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으로 이어질 보수 재편 과정에서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는 삼행시로 친밀감을 드러내는 한편,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정치적 기반인 개혁신당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활로 모색에 부담으로 남아 있다.

◇ 이준석, 법원 응원 이어 만찬서 ‘덕담 삼행시’

이준석 의원은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장 공관에서 오세훈 시장이 마련한 범야권 의원들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오 시장이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거 당시 응원차 법원을 찾은 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오뚝이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 분다’는 삼행시로 오 시장의 무죄 선고를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행시 소식에 친한(한동훈)계에서 쓴소리가 나왔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을 향해 “참 다재다능하다”며 “구태정치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이에 이 의원은 “한동안 고초를 겪은 분에게 담백한 축하를 건넬 배짱과 여유조차 없이 주판을 두드리는 분들도 평화의 인사를 나누라”고 맞받았다.

이러한 신경전의 배경에는 과거 명태균 의혹 대응을 둘러싼 두 사람의 앙금이 얽혀 있다. 이 의원은 한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엄정한 수사를 촉구해 보수 인사들의 부담을 키웠다고 비판해 왔다. 발언 수위도 거칠어졌다. 이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사실상 한 의원을 겨냥해 “본인의 정략적 목표를 위해 (당) 안에 수류탄 까 넣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준석 의원의 움직임을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8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의원을 배제한 연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 뉴시스
당내에서는 이준석 의원의 움직임을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8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의원을 배제한 연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 뉴시스

또 직접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진행자가 한 의원을 거론하자 “청취자분들이 생각나는 이름이 있으면 아마 그 사람일 것”이라고 답하며 “법비(法匪)들의 정치가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의원이 오 시장의 무죄 선고 이후 한 의원의 책임론을 재차 꺼내 든 데는 자신은 어려운 시기에 오 시장을 도왔다는 점을 내세워 유대를 부각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이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오 시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글을 올리며 연일 친밀감을 드러냈다. 그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을 도왔던 일을 언급하며 “정치라는 건 그저 나라를 위해서, 주민을 위해서 상부상조로 도울 일이 있으면 돕는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 라디오에서도 오 시장을 “선거에 강한 사람”이라며 “분명히 중요한 국면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 의원이 오 시장에게 협력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 의원의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끈다. 한 의원은 25일 KBS ‘일요진단’에서 오 시장을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치고 함께 가야 할 분”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 모두 오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이 의원은 한 의원을 포함한 연대에는 거리를 두며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 앞길 흐린 개혁신당… 오세훈 통해 돌파구 찾나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움직임을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8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한 의원을 배제한 연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의원이 연대에 끼어들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 시장과의 돈독한 관계를 부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준석 의원은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장 공관에서 오세훈 시장이 마련한 범야권 의원들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오뚝이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 분다’는 삼행시로 오 시장의 무죄 선고를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 뉴시스
이준석 의원은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장 공관에서 오세훈 시장이 마련한 범야권 의원들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오뚝이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 분다’는 삼행시로 오 시장의 무죄 선고를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 뉴시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를 “독자적인 세력 확장의 한계를 의식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이 의원 스스로가 독자적인 대권 주자 반열에서 밀려났다는 걸 알게 된 것”이라며 “자기 이해관계에 맞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자를 중심에 세우고 그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의원이 오 시장과 밀착하는 배경에 개혁신당의 부진도 있다고 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10월 5주차 정기조사에서 개혁신당의 정당 지지율은 1.8%에 머물렀다. 조국혁신당(5.1%)에 못 미쳤고 진보당(1.3%)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김 평론가는 “개혁신당이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면 대권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다”며 “한 의원과는 케미가 안 맞는다는 판단 아래 오랜 인연이 있는 오 시장에게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평론가는 오 시장과의 협력이 향후 이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이나 양당의 합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이 의원이 오 시장을 매개로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복당도 가능해지고, 합당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국면에서는 후보를 중심으로 진영별 이합집산이 이뤄지는 만큼, 이 의원도 연대나 합당의 방식과 지분을 놓고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0월 26~27일, 양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조사 방식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5.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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