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진천·방금숙 기자] 누적 매출 10조원을 달성한 CJ제일제당 ‘햇반’이 다음 30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한다. 잡곡·단백질 밥으로 국내 백미 시장의 성장 정체를 돌파하는 동시에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햇반 출시 3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8년까지 국내외 연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15%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20~25%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한국사업본부장)은 “밥은 한식 세계화의 기반이다. 밥이 바뀌면 사람들의 생활과 식문화도 바뀔 수 있다”며 “세계인이 밥을 즐기는 방식을 변화시켜 국내외 조 단위 사업 도약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996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햇반은 지난해 소비자가 환산 기준 매출 1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브랜드 선호도 약 90%,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독보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백미에서 잡곡·기능성 밥으로…포트폴리오 다변화
출시 30년을 맞은 햇반은 사업 중심축이 기존 백미에서 잡곡과 기능성 밥으로 옮겨가고 있다. 밥 짓는 수고를 덜어주던 간편식에서 집밥을 대체하는 일상식으로 성장한 햇반이 이제는 건강과 식단 관리 수요에 맞춘 제품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식단 관리와 저탄수화물 선호가 확산하면서 잡곡밥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실장은 “국내 즉석밥 시장이 전년 대비 약 5% 성장하는 가운데 백미는 약 3%, 잡곡밥은 약 13% 성장하고 있다”며 “침투율이 15% 수준인 잡곡밥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층별로 공략 전략도 달리한다. 10~20대에는 햇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성수동 팝업스토어와 아이스크림·말차 이종 협업으로 접점을 넓힌다. 20~30대에는 소식·식단 관리용 110g ‘햇반 미니밥’을 제안한다.
50대 이상 시니어층에는 집에서 직접 지어 먹던 잡곡밥을 상온 즉석밥으로 전환하도록 고품질 잡곡 믹스 포트폴리오를 앞세운다.
오는 12월에는 100% 식물성 단백질 등을 활용해 영양 성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성형쌀’ 기반 신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오예진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은 “단백질·식이섬유 함량을 높이고 혈당지수까지 고려하는 영양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단순히 맛있는 밥을 만드는 데에서 나아가 소비자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더 좋은 탄수화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 미국·유럽 주류 시장 공략…2028년 해외 비중 25%로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을 핵심 전초기지로 삼는다. 2017년 비비고 브랜드로 미국 가공밥 시장에 진출한 햇반은 최근 5년간 해외 매출을 연평균 약 30%씩 늘렸다. 해외 매출 비중도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확대됐다.
미국 소비자가 ‘찰진 밥(스티키 라이스)’을 샐러드 볼이나 고기 요리와 곁들이는 일상식으로 소비하면서 시장 잠재력도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기반을 다진 뒤 유럽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해외 수출 물량은 부산과 진천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독자적인 무균화 기술과 당일 도정 시스템을 바탕으로 현지 경쟁 제품 대비 밥맛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 관련 국내외 특허 267건을 보유 중이다.

농가와의 상생 밸류체인도 강화한다. 지난해 국산 쌀 수매량은 6만5000톤으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2009년부터는 희귀질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을 지속 생산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도 병행하고 있다.
김 실장은 “햇반의 30년은 단 한 번도 안주하지 않고 편의성과 맛·품질, 건강 가치를 선도하며 대한민국 식문화를 진화시켜 온 여정”이라며 “햇반을 만두의 뒤를 잇는 넥스트 K-웨이브 대표 제품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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