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노찬혁 기자] 서울 삼성을 23년 만의 개막 6연승으로 이끈 베테랑 가드 이관희가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삼성은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CC와의 홈경기에서 87-75로 승리하며 23년 만에 개막 6연승을 달렸다. 구단 역대 최다 개막 연승 타이 기록이다. 이날 이관희는 17득점, 이규태는 15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가장 먼저 6연승 소감을 밝힌 이규태는 "23년 만에 6연승을 했는데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다 같이 힘을 합쳐 새 역사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이관희는 삼성의 산증인이다. 2011년 2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이관희는 2021년까지 삼성에서 활약한 뒤 창원 LG와 원주 DB를 거쳐 지난 시즌 삼성으로 복귀했다.

그는 "안준호 감독님 시절부터 삼성에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나 싶다. 몰래카메라를 찍는 느낌도 들고 어떻게 6경기를 다 이겼나 싶다. 항상 순위표 밑에서 삼성을 찾았는데 제일 위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 이관희는 김상식 감독의 리더십을 꼽았다. 이관희는 "가장 무서운 감독님이 김상식 감독님이다. 나한테 소리를 지르실 때마다 은퇴를 앞둔 선수인데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연승을 달리는 와중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으신다. 선수들이 더 집중력 있게 경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비시즌 서로 의심 속에 시작했지만 연승을 하면서 된다는 확신을 가진 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삼성과 달라진 팀 분위기도 언급했다. 이관희는 "10년 전에는 경기를 지면 형들이 오징어회에 소주 한잔하자고 했는데 요즘은 체육관에서도 얼굴 보기 힘들다. 후배들과 최대한 친구처럼 지내려고 하고 있고 10년 전과 다르다"며 웃었다.
올 시즌 등번호를 2번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은퇴를 염두에 둔 결정임을 드러냈다. 이관희는 "데뷔 초에 받았던 번호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등번호 2번 신인의 심정으로 달고 뛰자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김상식 감독의 주문 사항을 묻자 이관희는 "나한테 제일 많이 하시는 말씀이 차분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조금 급한 모습을 보이면 엄청 호통을 치시는데 내 플레이를 다듬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감독님과 나 사이에 묘한 기류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규태는 이관희라는 선배에 대해 "전지훈련 때 룸메이트를 하면서 밥도 많이 사주시고 인생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후배들에게 진짜 친구처럼 해주시고 아이스크림도 흔쾌히 사주신다. 농구 선배로서 BQ나 본받을 점이 많다"고 전했다.
이관희는 여전히 가장 일찍 나와 훈련을 집행하는 열정에 대해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기 때문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 나이나 몸 상태가 납득할 만큼 죽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연습 없이 팬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규태 역시 "일찍 나오면서 나도 관희 형이랑 같이 슛을 쏘며 본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이관희는 은퇴 소회를 남겼다. 이관희는 "연습경기 때부터 출전 시간이 줄면서 좋은 선수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하지만 54경기 중 나에게 돌아올 기회가 있을 거라 믿었다. 올 시즌 종료 후 은퇴를 하게 됐을 때 후회 없이 은퇴라는 단어를 마주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삼성에서 잘했던 선수보다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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