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 이제 힘이 없어요.”
대투수 양현종(38, KIA 타이거즈)이 12일 LG 트윈스와의 ‘3위 결정전’서 이동걸 투수코치에게 5회를 마치고 먼저 강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동걸 코치는 경기 후 밥을 먹으면서 양현종의 위와 같은 한 마디에 울컥했다고 고백했다.

양현종은 20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3위 결정전 선발 등판을 돌아보며 “한국시리즈보다 더 부담이 됐다”라고 했다. 지면 안 되는 끝장승부. 산전수전을 겪은 양현종이라고 긴장과 부담이 안 될 수 없었다.
양현종은 철저히 욕심을 버렸다. 5이닝 투수가 됐지만 가슴 한 구석에 여전히 약간의 이닝 욕심은 꿈틀대고 있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정말 0%였다. 한국시리즈 7차전이란 마음으로 전력투구했다. 그렇게 요즘 못 보던 포심 최고구속 145km가 찍혔다.
양현종은 “3위로 가냐, 4위로 와일드카드결정전을 가냐, 부담이 너무 심했다. 이기겠다는 마음보다 지면 안 된다는 부담이 너무 컸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운도 많이 따랐다. 타자들도 도움을 줬고 중간투수들도 잘 막아줬다. 올 시즌 그래도 가장 팀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양현종은 “스피드를 떠나 전력으로 던졌다. 얼마나 중요한 게임인지 모든 사람이 다 알기 때문에, 중간에 내려가더라도 1구, 1군 전력으로 견뎌야 되겠다 싶어서 던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나간 얘기지만 나도 이닝 욕심이 있다 보니 5회 던지고 보통 6회에도 던지고 싶다고 코치님에게 말했는데, 그날은 나보다 더 좋은 중간투수가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양현종은 “저는 이제 힘이 없다고 코치님에게 얘기했는데, 경기 끝나고 선수들, 코치님들이 밥 먹으면서 코치님이 그 말에 좀 울컥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고마웠다고 말해 주셨다. 올 시즌 돌이켜보면 그 게임이 가장 뿌듯했다. 진짜 보탬이 된 것 같은 게임이 144번째 경기”라고 했다.
이닝 욕심이 있는 양현종이 먼저 이동걸 코치에게 자신의 강판을 얘기할 정도로 전력으로, 후회 없이 던졌다. 그만큼 KIA만 생각한 경기였다. 5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 승리도 없고 패전도 안 된 그 경기의 가치는 양현종도 KIA 팬들도 잘 안다.

양현종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를 건너 뛰었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역시 29일 4차전 등판이 예상된다. 코치를 울컥하게 한 그날 이후 무려 17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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