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파일럿’ 시대 성큼… 미래 공중전의 가능성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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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전투기를 조종하는 ‘AI 파일럿’이 미래 항공산업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항공우주 강국들은 AI 파일럿을 활용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AI가 실제 전장에서 인간 조종사를 대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도 적지 않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인공지능(AI)이 전투기를 조종하는 ‘AI 파일럿’이 미래 항공산업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항공우주 강국들은 AI 파일럿을 활용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AI가 실제 전장에서 인간 조종사를 대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도 적지 않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공지능(AI)이 전투기를 조종하는 ‘AI 파일럿’이 미래 항공산업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 조종사 없이 항공기를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물론,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가 하나의 편대를 구성해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항공우주 강국들은 AI 파일럿을 활용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AI가 실제 전장에서 인간 조종사를 대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도 적지 않다. 

◇ 전투기부터 헬기까지… KAI, 유·무인복합체계 개발 가속

AI기반 ‘유·무인복합체계(MUM-T)’와 관련해 국내에선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기술력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전남 고흥에서 ‘FA-50’과 ‘다목적 무인기 AAP(Adaptable Aerial Platform)’의 유인기-무인기 편대비행에 최초로 성공했다.

KAI에 따르면 FA-50과 AAP는 고흥 남쪽 해상 약 7,000피트(약 2.1km) 상공에서 20분간 편대비행을 수행했다. 간격은 9~30m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비행 속도는 360km 속도로 진행됐다. 편대비행을 수행한 AAP는 최대 시속 79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KAI는 향후 단계적으로 비행 속도와 운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성공은 단순히 두 항공기가 나란히 비행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래 공중전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MUM-T의 실현 가능성을 실제 비행으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AI가 인간 조종사를 보조하거나 일부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미래 항공전력 개발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기반 ‘유·무인복합체계(MUM-T)’와 관련해 국내에선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기술력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전남 고흥에서 ‘FA-50’과 ‘다목적 무인기 AAP(Adaptable Aerial Platform)’의 유인기-무인기 편대비행에 최초로 성공했다. / KAI
AI기반 ‘유·무인복합체계(MUM-T)’와 관련해 국내에선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기술력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전남 고흥에서 ‘FA-50’과 ‘다목적 무인기 AAP(Adaptable Aerial Platform)’의 유인기-무인기 편대비행에 최초로 성공했다. / KAI

KAI 다목적 무인기 AAP는 2024년부터 자체 투자를 통해 개발되고 있는 150kg급 고속 무인기다. 제트엔진을 탑재했으며 전장 3.1m, 전폭 2.2m 규모다. 지난해 10월 초도비행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비행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AI파일럿 ‘KAiLOT’을 적용한 비행 실증을 통해 자율비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KAI는 이번 편대비행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Pilot 기반 유무인복합체계 다중 편대비행 실증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FA-50에서 AAP를 임무 통제하며 함께 비행하는 실증을 통해 유무인복합체계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향후 무인전투기(MUCCA) 개발에 필요한 관련 기술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KAI의 MUM-T 전략은 전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재 AI기반 ‘회전익 무인자율전투체계(RoMACS, Rotorcraft MUM-T & AI Based Combat Solution)’ 기술 역시 개발 중이다. KAI 회전익사업관리실을 필두로 개발 중으로 2030년 후반 구축이 목표다.

회전익 MUM-T는 수리온과 미르온 등 헬기를 단순 비행 플랫폼에서 무인기를 지휘·통제하는 공중 전투 노드로 진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 개념 중 하나는 ‘헬리본 유무인복합체계(Heliborne MUM-T)’다. 유인 헬기가 드론 등 무인기를 싣고 간 후 전장에서 사출, 함께 전투하는 운용 체계다. 

김종출 KAI 대표이사(사장)은 “이번 편대비행은 국내 최초로 유인기와 무인기의 실제 비행을 통해 유무인복합체계 운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국내 방산업체의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축적한 기술로 미래 항공전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AI 회전익사업관리실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회전익 무인자율전투체계(RoMACS, Rotorcraft MUM-T & AI Based Combat Solution)’을 고안했다. / 사진=시사위크 취재팀(촬영=KAI)
KAI 회전익사업관리실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회전익 무인자율전투체계(RoMACS, Rotorcraft MUM-T & AI Based Combat Solution)’을 고안했다. / 사진=시사위크 취재팀(촬영=KAI)

◇ AI파일럿, 인간 조종사의 완벽한 파트너 가능할까… 넘어야 할 기술적 한계

이러한 AI기반 MUM-T는 실제 전술적 효과가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KAI·공군사관학교 공동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 방어적 대공 및 엄호 작전에서 MUM-T의 효과를 분석했다. 실험 결과, 유인 전투기만 투입한 편대보다 무인기를 함께 운용할 경우 조종사, 방어 대상의 생존율, 적 위협 격추율이 개선됨을 확인했다.

전투기 운용 비용 측면에서도 MUM-T는 효과적이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무인기라도 인간 조종사와의 협업을 통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하대 연구팀이 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고성능 유인 전투기와 저성능 무인기가 협력할 경우, 전투 시뮬레이션에서 무인기 추가에 따른 승률 개선이 확인됐다.

다만 AI파일럿과 MUM-T의 한계는 아직까지 명확하다. 인간 조종사를 대체하거나 완전한 협업을 수행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적지 않다. 주요 한계는 △상황 인지 △전술적 판단 △통신 및 협업 △안전성과 신뢰성 등으로 꼽힌다.

이때 ‘상황 인지 능력의 한계’는 가장 큰 해결 과제다. 2023년 ‘미국 항공우주학회(AIAA)’서 이스탄불공과대 연구팀은 AI파일럿이 부정확한 센서 정보로 인해 공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전장에서 센서 정보의 노이즈가 커질 경우 AI알고리즘의 계산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자체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성의 한계’도 문제다. 급박한 전장 상황에서 AI의 빠른 연산 능력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도덕적·전술적 기준과 다른 판단이 나올 경우, 오히려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AI가 인간 조종사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로 스웨덴 사브(SAAB) 항공우주사업부·린셰핑대학교 공동연구팀은 2023년 연구진은 MUM-T에서 인간과 AI의 판단이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숙련된 전투기 조종사 4명, 지상통제소 운용자 1명, 무인항공기 운용 전문가 2명 등 총 7명의 전문가들을 대상, 설문을 진행했다. 통신 두절 상황을 가정한 실험에서 4명은 임무 지속을, 2명은 안전을 위한 임무 중단을, 1명은 정보 보안을 위한 무인기 파괴까지 고려하는 등 판단이 갈렸다.

연구진은 “AI 무인기가 인간 조종사와 원활하게 협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조종사의 상황 인식과 임무 우선순위 등 의도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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