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상어 ‘부캉이’… 해외 상어학자의 분석은

시사위크
흑상어 ‘부캉이’가 부산 북항 친구공원 인공수로에 머문지도 한 달이 넘었다. 상어가 인공수로에서 이렇게 장기간 머무는 것은 드문 일이다. 부캉이가 왜 이렇게 장기간 친수공원에 머무는지, 또 사람들 주변을 맴도는지에 대해선 뚜렷한 설명이 부족하다.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 박설민 기자
흑상어 ‘부캉이’가 부산 북항 친구공원 인공수로에 머문지도 한 달이 넘었다. 상어가 인공수로에서 이렇게 장기간 머무는 것은 드문 일이다. 부캉이가 왜 이렇게 장기간 친수공원에 머무는지, 또 사람들 주변을 맴도는지에 대해선 뚜렷한 설명이 부족하다.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 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부산의 마스코트가 된 상어 ‘부캉이’가 32일째(10월 19일 기준) 북항 친수공원 별빛수로를 헤엄치고 있다. 상어가 인공수로에서 이렇게 장기간 머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엔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작업이 있었으나 부캉이가 이를 ‘거부(?)’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부산 시민들 입장에선 부캉이는 복덩이다. 실제로 부캉이 등장 이후 주변 상권은 크게 활성화됐다. 부산시도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부산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캉이가 북항 친수공원에 나타난 이후, 누적 방문객은 154만명에 이른다.

생물 자원으로서도 부캉이는 귀한 몸이다. 부캉이의 종인 ‘흑상어(Carcharhinus obscurus)’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 ‘위기(EN)’ 등급이다. 야생에서 매우 높은 멸종 위험에 직면한 상태를 뜻한다. 때문에 부캉이의 안전과 보호에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캉이가 왜 이렇게 장기간 친수공원에 머무는지, 또 사람들 주변을 맴도는지에 대해선 뚜렷한 설명이 부족하다.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시사위크’에서는 세계적 상어 행동생태학 연구자 에리크 클뤼아(Éric Clua) 프랑스 고등연구실습원(EPHE) 생명·지구과학부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세계적 상어 행동생태학 연구자 에리크 클뤼아(Éric Clua) 프랑스 고등연구실습원(EPHE) 생명·지구과학부 교수. / The shark profiler
세계적 상어 행동생태학 연구자 에리크 클뤼아(Éric Clua) 프랑스 고등연구실습원(EPHE) 생명·지구과학부 교수. / The shark profiler

◇ 상어도 ‘성격’ 있다… 부캉이는 특별한 녀석?

현재 부캉이의 장기 체류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추정을 내놓고 있다. 인공수로의 구조적 특성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한다거나, 주변 전자파, 수온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부캉이의 실제 행동 패턴과 서식 환경에 대한 과학적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확신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클뤼아 교수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부캉이의 ‘성격’이다. 다른 상어보다 부캉이가 대담하고 호기심이 강한 특별한 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상어도 인간처럼 개체마다 성격이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클뤼아 교수를 비롯한 국제 상어 공동연구진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야생 황소상어 31마리의 행동을 약 27개월간 관찰했다. 그 결과, 일부 개체는 극도로 소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다른 개체는 매우 대담한 행동을 보였다. 즉, 상어도 사람처럼 뚜렷한 성격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황소상어는 흑상어인 부캉이와 같은 흉상어과 흉상어속의 상어다.

클뤼아 교수는 “기본적으로 상어는 신중한 동물로 대부분 사람을 피해 자연 서식지에 머무르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한다”며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상어 역시 다른 척추동물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이 성격이 상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어 중에는 대담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개체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에게 특별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상황을 탐색하기도 한다”며 “부캉이도 ‘특별한 개체일 가능성이 있고 특히 혼자라는 사실은 상당히 놀랍고 예상치 못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인공수로를 헤엄치는 부캉이. 클뤼아 교수는 부캉이가 친수공원 체류를 ‘스스로’ 선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 요인으로는 ‘먹이 접근성’을 꼽았다. 상어는 먹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소에 머무르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 박설민 기자
인공수로를 헤엄치는 부캉이. 클뤼아 교수는 부캉이가 친수공원 체류를 ‘스스로’ 선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 요인으로는 ‘먹이 접근성’을 꼽았다. 상어는 먹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소에 머무르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 박설민 기자

◇ 부캉이가 떠나지 않는 이유… 먹이·수온이 원인?

하지만 단순히 특별한 개성을 가진 객체라는 게 부캉이의 장기 체류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클뤼아 교수 역시 “그러한 특성만으로는 그토록 오랫동안 그곳(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머무르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클뤼아 교수는 부캉이가 친수공원 체류를 ‘스스로’ 선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 요인으로는 ‘먹이 접근성’을 꼽았다. 상어는 먹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소에 머무르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 부산시 등에 따르면 친수공원 수로에는 숭어, 전갱이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모두 흑상어의 주요 먹이들이다. 실제 부캉이의 먹이활동 자체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먹이군 자체는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클뤼아 교수는 “현재 수로에 머무르는 가능한 이유는 먹이 찾기와 먹이 접근성이 가장 유력한 요인”이라며 “먹이 공급원은 인간의 폐기물(음식물 등) 배출과 같이 의도적으로 제공될 수도 있고 숭어 등 특정 먹이가 수로에 충분히 서식하는 등 의도치 않게 제공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온 역시 부캉이의 장기 체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친수공원 일대 수온은 22℃ 안팎이다. 부캉이가 머물기엔 매우 적절한 온도다. 부캉이와 같은 흑상어는 주로 온대 및 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종이다. 일반적으로 적정 서식 수온은 18~26℃ 수준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상어는 돌고래 등 해양 포유류들과 달리, 먹이 관련 요인 외에는 부캉이처럼 장기 체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부캉이의 경우 부산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먹이를 던져준 경우는 거의 없다. 몇번의 먹이 제공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지나간 경우가 전부다.

즉, 현재 상황에서 부캉이의 행동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추가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클뤼아 교수 역시 “특정 먹이에 대한 끌림은 수온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부캉이가 이곳에 머무르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먹이 요인을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부캉이가 그곳에 머무르는 데 강한 동기를 가진 특별한 개체이고 그중 첫 번째 요인은 먹이라고 추정한다”며 “또한 동종 간 경쟁이 없다는 점 또한 탐구해 볼 만한 요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캉이는 세계 최고의 상어전문가조차 확답하기 어려운 ‘특이한’ 녀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오래 함께 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마음과 달리 부캉이는 빠른 시일 내 바다로 나가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 박설민 기자
부캉이는 세계 최고의 상어전문가조차 확답하기 어려운 ‘특이한’ 녀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오래 함께 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마음과 달리 부캉이는 빠른 시일 내 바다로 나가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 박설민 기자

◇ 겨울철 수온 하락, 괜찮을까… 떠나도 돌아올 가능성도

종합하면 부캉이는 세계 최고의 상어전문가조차 확답하기 어려운 ‘특이한’ 녀석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적응력도 높은 듯하다. 야간 불빛 등에 자극 받아 생긴 작은 상처들을 제외하곤 건강상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클뤼아 교수도 “충분한 정보가 없이 조언을 드리긴 어렵지만 현재 부캉이가 아픈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래 함께 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마음과 달리 부캉이는 빠른 시일 내 바다로 나가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수온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상어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11월 평균 부산 수온은 16.9℃로 하락한다. 1~2월에는 11℃ 안팎까지 낮아진다.

수온이 하락한다고 해서 부캉이가 바로 폐사하거나 치명적 위험에 처하는 것은 아니다. 2013년 ‘호주 남호주연구개발연구소(SARDI)·플린더스대’ 공동연구팀은 흑상어들이 12.9℃와 13.1℃의 저수온 환경에서 생존했음을 관측한 바 있다. 2014년 ‘미국 서던미시시피대·국립해양대기청(NOAA)’ 연구팀 역시 멕시코만에 서식하는 흑상어 10마리 중 8마리가 15℃ 미만의 수온을 경험했음을 확인했다. 또한 최저 8.8℃까지 내려간 사례도 관측됐다.

흥미로운 것은 부캉이가 향후 친수공원을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클뤼아 교수는 “상어를 죽이지 않고 포획해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이 유일하게 효과적인 이동 방법이겠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 박설민 기자
흥미로운 것은 부캉이가 향후 친수공원을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클뤼아 교수는 “상어를 죽이지 않고 포획해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이 유일하게 효과적인 이동 방법이겠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 박설민 기자

흥미로운 것은 부캉이가 향후 친수공원을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클뤼아 교수는 “상어를 죽이지 않고 포획해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이 유일하게 효과적인 이동 방법이겠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이스라엘 ‘하이파대학교’ 연구팀은 흑상어 35마리 등 58마리의 상어를 관찰한 결과, 일부 개체가 발전소 주변 수역에 계절적으로 머물었다. 또한 겨울철 반복적으로 다시 방문하는 행동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주변 수온이 다른 바다보다 3.3℃ 높았기 때문이다. 즉, 인공시설을 일정의 체온조절용 지역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클뤼아 교수는 “부캉이와 같은 상어를 연구·보호하기 위해선 정기적인 신체 평가와 함께 기본적인 행동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며 “자극 유무에 따른 수면 관찰 횟수, 잠재적 공격행동, 먹이 활동, 수온, 탁도, 먹이 탐색 등에 대한 데이터도 수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방 당국은 최소 4피트 거리 유지, 수영 금지를 포함. 외부 관찰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접촉도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상어에 대한 과학적 모니터링을 시행해 서식지, 건강 상태, 행동 변화 등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캉이는 지나치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동물인 상어와 사람 사이의 소통을 돕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상어는 위험하지 않고 모두 개별적 존재이며 우리는 상어와 공존할 수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특별한 상어 ‘부캉이’… 해외 상어학자의 분석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