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명석 프랜차이즈협회장 "규제보다 진흥…남는 장사의 문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사업자들이 신이 나려면 장사를 해서 남아야 하잖아요."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업계의 위기를 '남는 장사'의 문제로 짚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데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고, 소비 침체까지 겹치면서 본부와 가맹점 모두 수익성을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그가 강조한 해법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 본부와 점주를 '갑을 관계'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함께 성장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 차원에서는 상생·윤리경영을 확산하고, 정부에는 중소 브랜드의 역량 강화와 해외 진출을 뒷받침할 정책을 주문했다.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진흥도 함께해야 한다"는 나 회장에게 프랜차이즈 산업의 현주소와 점주단체 협의 제도를 둘러싼 쟁점, 상생과 해외 진출의 해법을 들었다.

Q. 최근 가맹점 매출 정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어떻습니까. 일시적인 소비 부진인지, 구조적인 변화인지도 궁금합니다.

현장에서는 매출을 늘리는 것만큼 기존 매출을 지키는 일도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졌고, 본부와 가맹점은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누적된 비용 부담을 감당하고 있다. 가격을 올리면 고객 이탈이 걱정되고, 유지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경기적인 요인과 구조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한 데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고, 플랫폼 중심으로 고객 접점도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감당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영세·중소 가맹본부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프랜차이즈 시장을 볼 때는 기존 가맹점의 영업 상황과 함께 창업 시장도 살펴야 한다. 창업이 위축되면 상가 임대와 인테리어, 주방설비 등 관련 업종에도 영향이 이어진다. 소상공인의 영업 환경이 개선되고 창업 시장에도 활력이 돌아야 한다.

정부 정책도 소비 진작과 함께 산업의 체질 개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중소 본부가 변화에 대응하고 점포를 지원할 역량을 갖추도록 산업 진흥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Q. 리더스인덱스 조사에서는 2023~2025년 주요 258개 브랜드의 가맹본부 매출이 2.9% 늘어난 반면, 가맹점 평균 매출 증가율은 0.6%에 그쳤습니다. 이런 격차를 어떻게 보십니까.

본부의 매출 증가가 모두 가맹점을 통해 발생했다고 보면 안 된다. 본부 매출에는 사업 구조에 따라 상품 공급과 직영점, 다른 브랜드나 유통채널의 실적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조사 대상처럼 인지도와 규모가 있는 브랜드들은 다른 채널의 사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자담치킨도 홈쇼핑과 편의점 도시락, 단체급식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가맹점 영업과 별도로 새롭게 형성된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구분하지 않고 본부 전체 매출과 점포당 매출만 비교하면 실제 사업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본부 매출이 늘었다고 이익까지 함께 증가한 것도 아니다. 식재료 조달비와 물류비가 올라 공급 매출이 증가했더라도 실제 이익은 줄 수 있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을 감내하거나 가맹점 지원에 비용을 더 투입하는 본부도 있다. 세부 사업 내용과 이익률을 살피지 않고 본부가 점주의 몫을 가져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점포의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본부의 역할을 다시 짚어볼 필요는 있다. 상품 경쟁력이 있더라도 상권 분석과 데이터 관리, 현장 교육을 담당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본부의 역량을 키워 가맹점 매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Q. 매출이 유지돼도 점주가 실제 가져가는 수익은 다를 수 있습니다. 수익성을 가장 크게 압박하는 비용과 본부가 분담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외식업에서는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가장 큰 부담이다. 배달 비중이 높은 업종은 여기에 중개·결제 수수료와 배달비, 광고·할인 비용도 추가된다.

본부가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구매와 물류의 효율을 높여 원가를 낮추는 것이다. 배달 프로모션이나 판촉행사도 점주의 실제 손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주문이 늘어도 할인과 배달 비용을 빼고 남는 돈이 줄어든다면 점주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

일시적인 비용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과 품질관리, 교육, 물류에 투자해 점포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함께 높여야 한다.

가격 문제도 비용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 물가 안정은 중요하지만 원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판매가격을 계속 억제하면 점주와 본부 모두 수익성을 지키기 어렵다. 장사를 해도 남는 돈이 줄어들면 사업 의욕도 꺾일 수밖에 없다.

Q. 신규 출점을 늘리기보다 기존 점포의 매출과 생존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두 과제 사이에서 어떤 기준이 필요할까요.

점포가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나면 기존 점포와 영업권이 겹치거나 제살깎기식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한다.

그렇지만 신규 출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적정 규모를 갖춰야 구매와 물류 효율이 높아지고, 브랜드 인지도와 본부의 지원 역량도 커질 수 있다. 중소 브랜드에는 성장에 필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기존 점포와 신규 점포가 함께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법과 계약에 따른 영업지역 보호를 우선하고, 실제 수요를 판단하는 기준을 고도화해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는 출점 전 상권 검토와 기존 점포에 미칠 영향 분석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개점 이후에도 예측과 실제 결과를 비교해 다음 출점 판단에 반영한다면 함께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Q. 필수품목 공급가격과 차액가맹금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향과 로열티 중심 수익구조 전환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본부가 상품 공급과 가맹사업 운영을 통해 정당한 수익을 얻는 것 자체를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본부에도 고유 기능을 지속할 수익 기반이 있어야 가맹점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차액가맹금이 모두 본사의 이익인 것도 아니다. 가맹점 지원과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는 부분도 있다.

다만 어떤 품목에서 어떤 대가를 어떤 근거로 받는지는 더욱 명확해야 한다. 공급가격과 계약 내용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점주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열티는 점포의 매출 성장과 본부 수입을 연결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매출에 연동된다고 점주의 이익까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본부가 공급하는 상품에는 조달과 가공, 품질관리 등의 기능과 노하우가 반영돼 있다.

차액가맹금 수취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면 본부의 원가 절감 유인이 약해져 공급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점주가 자체 조달하더라도 본부만큼의 구매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정 방식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기보다 정당한 대가와 투명한 계약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Q. 협회는 점주단체 가입 비율을 30~40%로 높이고, 비율을 충분히 높인다면 최소 30명이라는 인원 하한을 없앨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실적인 접점은 무엇입니까.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는 소규모 브랜드 점주에게 인원 하한이 과도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와, 낮은 가입 비율로 여러 단체가 생겼을 때 발생할 부작용이 함께 논의됐다. 공정위도 하한 완화와 현장의 부작용,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구체적인 수정안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협회의 핵심 입장은 가입 비율과 절대 인원 기준을 별개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율을 충분히 높인다면 인원 하한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방안도 업계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대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성실한 협의는 만나는 횟수나 요구 수용 여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지려면 대표성을 확보하고 협의 주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

특정 단체의 요구를 전국 공통 정책으로 반영하면 다른 점주가 반대할 수 있고, 단체별로 기준을 달리 적용하면 형평성과 브랜드 관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단체 등록 요건과 브랜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안건을 협의할 기반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협의 안건에 대해 전체 점주 40% 이상의 동의를 확보하는 방안도 실질적인 지지와 위임을 확인하자는 취지다.

Q. 상생·윤리경영 인증과 경영자 교육도 제시하셨습니다. 실제로 작동하게 할 일정과 평가 기준은 무엇입니까.

협회는 올해 4월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5월 첫 교육과 6월 상생·윤리경영 선언을 진행했다. 10월부터는 2차 공개교육을 추진해 참여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

교육과 현장 사례를 통해 평가 항목을 구체화한 뒤 자체 인증제로 연결할 계획이다. 성과를 검증해 장기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목표이며, 인증 개시일과 세부 기준은 준비 과정을 거쳐 확정하려고 한다.

점주 의견과 분쟁 해결 실적을 반영하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분쟁 건수만 볼 것이 아니라 분쟁 내용과 본부의 책임 여부, 해결 노력, 재발 방지 조치 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도 교육과 인증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준다면 업계의 상생·윤리경영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Q. 국내 성장 정체의 돌파구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특히 중소 본부에 필요한 지원은 무엇입니까.

가장 부족한 것은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현지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드는 실행 역량이다.

현지 인력으로 같은 품질을 구현하고, 적정한 가격에 원재료를 공급하며, 고객이 반복해서 방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현지 파트너를 검증하고 상표권을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중소 본부는 이런 업무를 맡을 전담 인력과 실패를 감당할 자금이 부족하다.

협회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정보와 전문가를 연결하고, 파트너 검증과 현지 운영 준비를 지원하는 역할에 강점이 있다. 정부도 흩어져 있는 지원사업을 진출 단계별로 연계하고, 실제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성과를 평가할 때도 계약 건수와 개점 수에 더해 현지 점포의 유지와 수익성 등 지속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한국 문화와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해외 진출 지원도 속도를 내줬으면 한다.

Q. 앞으로 협회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와 정부에 가장 요청하고 싶은 정책 과제는 무엇입니까.

본부와 점주를 대립하는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함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과 경영을 바꿔야 한다. 업계가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실제 관행을 개선하고 그 성과를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협회는 교육과 실천, 평가, 사후관리를 연결한 상생·윤리경영 체계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경영자 교육을 확대하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거래·소통 기준을 제시하겠다. 이를 실천하는 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인증 기반도 만들겠다.

참여 기업이나 인증마크의 숫자뿐 아니라 실제 관행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로 평가받고 싶다. 본부의 정당한 사업 활동이 존중받고, 점주도 본사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성장이 목표다.

정부에는 산업을 살리는 정책과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을 요청하고 싶다.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진흥도 함께해야 한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인터뷰] 나명석 프랜차이즈협회장 "규제보다 진흥…남는 장사의 문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