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국방’·KT ‘의료’·LGU+ ‘생활밀착’… 통신 3사 AI 경쟁, ‘모델’ 넘어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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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인공지능(AI) 경쟁이 기술 개발과 성능 대결을 넘어 산업현장과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방, KT는 의료와 AI 데이터센터(AIDC), LG유플러스는 소비자 서비스와 운영 효율화에 각각 무게를 두며 AI를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 시장 선점에 나섰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이달 들어 AI 인프라 구축부터 산업별 AI 전환(AX), 생활밀착형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잇달아 확대했다.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 정체 속에서 AI를 기존 통신사업의 보조 수단이 아닌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먼저 SK텔레콤은 국방 분야를 AI와 통신 기술의 새로운 적용처로 삼았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2026 지상군페스티벌’에 민간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해 AI 참모와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보안 기술을 선보였다.

AI 참모는 전장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지휘관의 작전 판단을 지원하는 체계다. SK텔레콤은 여기에 저궤도 위성통신과 양자암호, 스텔스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보안 기술을 결합해 미래형 전장 통신체계를 제시했다. AI 모델과 이동통신망, 위성통신 역량을 묶어 국방 AX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영역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의 멤버십 이용 패턴과 관심사를 분석해 T멤버십 혜택을 구성하는 등 기존 가입자 데이터를 서비스 개인화에 활용했다. 자체 AI 모델 ‘A.X K2’를 앞세운 기술 경쟁과 함께 국방·멤버십 등 실제 접점에서 활용 사례를 축적하는 모습이다.

KT는 AI 인프라와 산업별 솔루션을 함께 공급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KT클라우드는 인천 청라에 조성되는 수전용량 50㎿급 AI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운영(DBO) 파트너로 참여한다. 센터는 올해 4분기 착공해 2030년 1분기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KT클라우드는 청라 센터를 수도권 서부지역의 AI 인프라 거점으로 활용하고 국내외 기업의 대규모 컴퓨팅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군산 AIDC 사업에 이어 청라까지 사업 기반을 넓히며 장기적으로 1GW 규모의 AIDC 공급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구체화하고 있다.

인프라 위에 얹을 산업별 AI 서비스로는 의료 분야를 선택했다. KT는 환자의 예약·접수부터 진료기록 작성과 청구, 의료 데이터 관리까지 병원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의료 표준모델’을 공개했다.

AI 보이스봇이 환자의 문의와 예약을 처리하고 진료행정 에이전트가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분석해 진료 기록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전자의무기록과 의료영상 등 병원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는 플랫폼도 함께 제공한다. 향후 GPU 인프라와 의료 전문기업의 솔루션을 결합해 암 진단과 내시경 판독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와 운영비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들어 챗GPT 안에서 온라인 전용 요금제 ‘너겟’을 탐색할 수 있는 플러그인을 선보였고, 글로벌 구독 플랫폼 뱅고와 손잡고 해외 AI·콘텐츠 서비스를 자사 구독 플랫폼 ‘유독’에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는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금융사기 위험을 탐지하는 ‘익시오 보이스피싱 금융안심’ 서비스를 추진한다. 구글과는 크리에이터의 AI 콘텐츠 제작 역량을 높이는 협업에 나서는 등 통신 가입자 기반과 외부 AI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커지는 비용을 낮추는 작업도 병행한다. LG유플러스는 AI 모델 최적화 기업 옵트에이아이와 같은 GPU 자원으로 처리할 수 있는 토큰 수를 최대 4배 높이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GPU와 전력 사용량을 줄여 AI 서비스의 운영 효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이처럼 통신 3사의 AI 전략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체 모델과 통신·위성·보안 기술을 결합한 국방 등 B2B·B2G 시장, KT는 AIDC를 기반으로 의료 등 산업별 AX를 제공하는 풀스택 사업, LG유플러스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한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비용 효율화에 상대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공통점은 AI의 기술력을 알리는 단계를 지나 실제 고객과 현장에 적용하는 경쟁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음성·데이터 중심의 통신사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AIDC 임대와 운영, 산업별 솔루션 공급, 구독·에이전트 서비스가 얼마나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다만 상당수 사업이 아직 구축·실증 또는 초기 서비스 단계라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AIDC는 막대한 전력과 투자비가 필요하고, 국방·의료 AI는 정확성과 보안에 대한 높은 검증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형 AI 역시 이용자를 확보하더라도 높은 GPU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며 "통신 3사의 AI 경쟁이 선언을 넘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지는 실제 계약과 매출, 비용 절감 성과를 통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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