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킹 제2금융으로 확산…저축은행·캐피탈도 뚫렸다

마이데일리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고객 개인정보가 저장된 서버에 신원 미상의 해커가 접근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시중은행을 덮친 해킹 공격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 약 4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현대캐피탈에서도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고객 개인정보가 저장된 서버에 신원 미상의 해커가 접근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유출 정보는 고객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 등이다. 피해 규모는 약 4만명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유출 인원과 정보 범위는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예가람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거래자는 16만2731명이다. 유출 규모가 4만명으로 확정될 경우 전체 거래자의 약 25%에 해당한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외부 솔루션 프로그램의 원격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침해 정황을 확인한 직후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고 외부 인터넷주소(IP)를 차단했으며 관계기관에도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현대캐피탈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일 오후 해외 IP를 통해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에 비정상적인 접근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모집인 146명의 일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여신금융협회 등록번호뿐 아니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주민등록번호와 내부 모집인번호도 포함됐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에 사용된 IP와 해당 페이지를 차단하고 사고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도 침해 사실을 신고했다. 다만 현재까지 일반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내부 시스템 침투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정보 유출 사고가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로까지 확산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000명의 고객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119명과 89명의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BNK부산은행에서는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도 공격 시도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정보 유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공격은 금융회사의 핵심 금융거래망보다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업무용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노린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대출모집인 조회 서비스나 직원용 업무지원 시스템, 외부 솔루션 등 상대적으로 외부 접점이 많은 시스템이 잇따라 공격 대상이 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시스템 취약점을 탐색하고 공격하는 새로운 형태의 해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예가람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 등 개별 사고에 AI가 실제 활용됐는지,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한 공격들이 동일 세력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가 제2금융권까지 확산하자 금융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금융투자·보험·여신전문·저축은행·상호금융·가상자산·핀테크 등 전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긴급 상황대응 회의를 열 예정이다.

회의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주재하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한다. 업권별 협회장과 침해사고가 발생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해 최근 사고 현황과 금융회사별 자체 보안점검 상황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금융위는 연휴 기간 금융회사별 자체 점검을 진행한 뒤 오는 7일 결과를 보고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저축은행과 캐피탈사까지 추가 피해가 확인되면서 회의 일정을 앞당겼다.

금융당국은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의 취약점과 인증 절차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공격 수법과 관련 정보를 금융권에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금융권 해킹 제2금융으로 확산…저축은행·캐피탈도 뚫렸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