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전국 사립대학의 누적 적립금이 12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낡고 획일적인 투자 규제가 대학의 재정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자금의 사용 시점과 만기를 고려하지 못한 규제 구조를 손질해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기금 운용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이 발간한 '대학 적립금 운용규제의 문제와 자율적 기금운용체계 구축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기준 전국 사립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교비회계 누적 적립금은 12조 2358억 원에 달한다. 법인회계를 합산하면 총 12조 8600억 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장기자금 비중이 전체의 46.1%(5조 2409억 원)에 달하지만, 현행 제도는 적립금의 성격과 관계없이 증권취득 한도를 일률적으로 50%로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 예치금 중심의 보수적 운용이 고착화되면서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과 막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정조준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현행 제도가 대학의 재정 여건과 자금 만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규제에 묶여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전문가들과 경제계 역시 대학들이 리스크를 우려해 소극적 운용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책임의 비대칭' 구조를 꼬집는다. 적극적인 투자로 손실이 나면 경영진 책임이 즉각 부각되는 반면, 낮은 금리로 방치해 발생하는 기회손실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대학이 자금 만기와 전문성에 따라 자체 운용(CIO), 민간 위탁(OCIO), 공동투자풀, 공공 전문수탁 등 다양한 모델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부의 역할 역시 사전적 투자 통제에서 공시와 위험관리, 수탁자 책임 중심의 감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대학 적립금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자금을 과도하게 쌓아두고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대학에 적립금 운용의 선택권을 넓혀주되 그 결과에 명확한 책임을 지우는 '규제 완화·선택권 확대·책임 강화'가 제도 개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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