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짝퉁, 삭제하면 끝?…재판매 차단부터 정품 안내까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K뷰티 위조품이 유통되면서 판매 중단 이후의 관리와 소비자 보호가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쿠팡과 네이버(035420)는 위조품 탐지부터 판매자 퇴출, 재가입 차단까지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피해 브랜드도 신고·조치 절차가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 소비자가 구매 단계에서 판매자별 정품 보증 여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를 보완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 17일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지식재산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자와 공모한 유통 브로커가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위조상품 61종을 국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 규모는 약 8만3000개, 45억원 상당이다.

쿠팡·네이버 등 오픈마켓이 위조상품 유통 경로로 이용됐으며, 적발 제품에는 가히·조선미녀·웰라쥬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한 제품도 포함됐다. 압수한 기능성 화장품 12종과 건강기능식품을 정밀 검사한 결과 기능성 성분과 지표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화장품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판매자 퇴출 넘어 재가입 차단…브랜드와 공동 대응

플랫폼들은 위조품 판매에 대한 강경 대응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쿠팡은 지난 10일 대한화장품협회와 브랜드 보호 세미나를 열고 사전 예방부터 사후 조치까지 이어지는 대응 절차를 공개했다.

쿠팡이 설명한 절차는 악성 판매자의 진입을 막는 예방조치, 인공지능(AI)과 모니터링을 활용한 탐지조치, 신고 접수 시 즉각 차단과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하는 사후 대응조치 등 세 단계다.

주요 화장품 브랜드의 신고에 주말과 공휴일, 늦은 저녁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전용 핫라인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브랜드가 보유한 위조품 식별 정보와 유통 특성을 공유받고 현장 의견을 적발 절차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위조상품 클린 프로그램'을 통해 자체 모니터링과 누적 적발 데이터를 활용하고, 위조상품 판매 적발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상품명에 포함된 특정 키워드와 판매자 가입 기간, 상품군별 특성, 가격, 구매자 리뷰 등을 종합해 위조 의심 상품을 자동 탐지한다. 탐지된 상품은 자동 삭제하거나 노출을 제한한다는 설명이다. 적발 이후 재가입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활동하는 판매자를 자동 탐지하는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공개한 자료에서 위조 이력이 있는 판매자와 도용 의심몰 등에 대한 대응을 통해 월평균 1000개가 넘는 몰을 사전 차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감정·검증을 위해 협력하는 권리사와 브랜드사도 300여곳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유통 서류 확인하고 실물 검증…배송 이후 환불도

네이버는 위조 의심 판매몰이 확인되면 브랜드사 공급 확인서와 거래명세서 등 정품 수급 관련 서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신뢰도가 낮은 경우, 수입서류에서 조작 흔적이나 데이터 불일치가 확인되는 경우 차단 등 조치에 나선다.

서류 확인 이후에도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나 내부 데이터 등을 통해 위조가 의심되면 실물 상품을 확보해 추가 검증한다. 다만 이러한 소명 절차가 모든 입점 상품의 정품 여부를 사전에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직매입이 아닌 오픈마켓 구조에서는 정교하게 위조된 상품을 사전에 확인하고, 플랫폼이 직접 정품 여부를 감정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브랜드와 전문 감정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보호 조치는 배송이 끝난 상품에도 적용된다. 네이버는 일반 구매자로 가장해 상품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하고, 이미 배송됐더라도 상품이나 판매몰의 위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구매자에게 개별 연락해 상품을 수거·검증한다고 밝혔다. 위조품으로 확인되면 환불한다.

위조 의심 상품이 구매보호 대상에 해당하면 권리사나 기관 등과 협력해 감정을 진행하고, 감정 기간에는 네이버쇼핑에서 해당 상품의 노출을 제한한다는 설명이다.

◆가히 "대응 절차 원활…통합 상품 페이지 안내 강화 필요"

피해 브랜드는 플랫폼의 신고·조치 절차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적발 대상에 대표 제품 '멀티밤'의 위조품이 포함된 가히는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이 브랜드 지식재산권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신고 및 대응 절차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발견, 신고, 소명, 조치, 재발 방지에 이르는 절차가 대체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위조품 유통 방식은 더욱 조직화되고 있다는 게 가히 측 설명이다. 가히는 일부 유통 조직이 소비자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해 위조품을 대량 반입한 뒤 비공식 판매자에게 공급하고, 이들이 오픈마켓에 판매하는 방식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사가 파악한 유통 경로에서는 비공식 판매자를 통한 유입 비중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가히가 개선점으로 꼽은 것은 판매자별 정품 보증 안내다. 여러 판매자의 상품이 하나의 상품 페이지에 통합 노출되는 경우, 소비자가 선택한 판매자의 상품에 대해 정품 보증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히 측은 "공식 판매자가 아닌 판매 건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정품 보증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안내되는 부분이 강화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는 비공식 판매자의 상품을 일괄적으로 위조품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동일한 상품 페이지에서도 판매 주체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가 구매 전에 판매처와 정품 보증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2023년부터 QR 인증…전담팀·해외 소송 병행

가히는 소비자가 직접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2023년 12월부터 정품 인증 QR코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적발 이후 새로 도입한 장치가 아니라 기존 인증 수단에 대한 안내를 강화한 것이다.

가히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국내 판매 제품뿐 아니라 해외 판매 제품 전량에도 적용된다. 소비자는 제품 패키지의 QR코드를 전용 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가히는 공식 홈페이지의 위조품 주의 안내와 함께 공식 판매처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사내에는 가품 대응 전담팀을 별도로 두고 AI 기반 시스템으로 국내외 주요 온라인 마켓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위조품 적발 시 플랫폼에 판매 게시물 차단과 판매 중단을 요청하고, 필요한 경우 현지 법률 자문과 관계 기관 협조를 통해 민형사상 조치도 병행한다.

해외에서는 판매자 계정과 판매대금에 대한 법적 조치도 진행했다. 가히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 월마트·이베이 등에서 위조품을 판매한 업체 40여곳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이 중 37곳의 판매자 계정과 판매대금 계좌를 동결시켰다. 손해배상 승소 판결에 따른 배상금 회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올해 3월에도 위조품 판매업체 12곳을 상대로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플랫폼의 차단 기술과 브랜드의 식별 정보가 결합하면서 위조품 대응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운영 절차와 브랜드의 평가만으로 실제 재판매 차단 효과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고 이후 처리 시간과 재등장 여부, 구매자 통보·환불 실적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글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것과 함께 구매 전에는 판매자별 정품 보증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 후에는 위조 사실 안내와 피해 구제로 연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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