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타그램] 류혜영이 그린 두 시대, 두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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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혜영이 스크린에서 열 일 행보를 이어간다. 사진은 ‘인턴’(왼쪽)과 ‘암살자(들)’ 스틸.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하이브미디어코프
배우 류혜영이 스크린에서 열 일 행보를 이어간다. 사진은 ‘인턴’(왼쪽)과 ‘암살자(들)’ 스틸.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하이브미디어코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추석 극장가를 앞두고 한국 영화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9월, 서로 다른 두 작품에서 비슷한 듯 다른 얼굴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류혜영이다. ‘인턴’에 이어 ‘암살자(들)’까지, 시대도 장르도 캐릭터도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두 인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내며 반가운 존재감을 보여준다. 

먼저 지난 16일 개봉한 ‘인턴’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직장인의 얼굴을 꺼내 보였다. ‘인턴’은 젊은 CEO 선우(한소희 분)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작품이다. 류혜영은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의 크고 작은 살림을 책임지는 경영지원팀장 민아 역을 맡았다.

AI 어시스턴트 ‘동동이’를 적극 활용하며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민아는 그야말로 요즘 직장인이다. 자신의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크다. 회사를 진심으로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 역시 품고 있다. 류혜영은 이러한 민아의 복잡한 마음을 특유의 생활감 있는 연기로 풀어냈다. 야무지게 제 몫을 해내다가도 인정 한마디에 기뻐하고, 위기의 순간에는 불안해지는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오늘을 고군분투하는 청춘의 얼굴을 그려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암살자(들)’에서는 52년 전으로 향한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영화다. 류혜영은 동성일보 사회부 기자 서윤희로 분해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분)을 비롯한 동료들과 사건의 이면을 좇는다.

윤희는 빠른 눈치와 영리함으로 수사 발표의 모순을 짚어내고, 기관원의 감시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는다. 류혜영은 윤희의 당당하고 주체적인 면모를 힘 있게 살려내며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히 침묵이 강요되던 시대에도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윤희의 모습은 ‘인턴’의 민아와 또 다른 방식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얼굴을 보여준다. 

시대도 처한 현실도 다르지만 민아와 윤희는 묘하게 닮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류혜영은 2026년의 민아에게는 오늘날 직장인의 현실적인 고민과 불안을, 1974년의 윤희에게는 시대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에너지를 입혔다. 52년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둔 두 청춘이 류혜영이라는 배우를 통해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얼굴로 완성됐다.

류혜영은 독립영화를 통해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아온 배우다. 2007년 ‘여고생이다’를 시작으로 ‘잉투기’ ‘나의 독재자’ ‘특별시민’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고,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성보라 역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은주의 방’ ‘로스쿨’ ‘강남 비-사이드’ ‘서초동’ ‘착한 사나이’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오는 10월에는 ‘킬링타임’으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킬링타임’에서는 스트리머 연우로 변신한다. 더 다채롭게 채워질 류혜영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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