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 창업주 2세, ‘초다수결의제’ 폐지 추진 눈길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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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주주와의 갈등을 겪어온 오스코텍은 올해 창업주 고(故) 김정근 전 고문이 급작스럽게 별세하며 중대 변수에 직면했다. / 오스코텍
수년간 주주와의 갈등을 겪어온 오스코텍은 올해 창업주 고(故) 김정근 전 고문이 급작스럽게 별세하며 중대 변수에 직면했다. / 오스코텍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소액주주연대와의 갈등이 이어지던 중 창업주가 급작스럽게 별세했던 코스닥상장사 오스코텍이 본격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상속 절차를 마친 창업주 2세가 2대주주 측과 손잡고 그동안 ‘경영권 방어벽’ 역할을 해온 ‘초다수결의제’ 폐지 및 이사회 개편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오스코텍이 줄곧 이어져 온 혼란을 딛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핵심 갈등 요인이었던 초다수결의제, 창업주 일가가 앞장서서 폐지 추진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은 최근 수년간 주주와의 갈등으로 인한 잡음이 계속돼왔다. 2023년부터 본격화한 소액주주연대 차원의 반발 및 공세가 지금껏 이어져 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소송에 휩싸였을 뿐 아니라, 창업주인 고(故) 김정근 전 고문의 사내이사 연임이 저지되기도 했다.

올해는 갈등과 혼란이 더욱 가중됐다. 지난해 뚜렷한 성과를 남긴 소액주주연대가 올해도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연초부터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그때 뜻밖의 중대 변수가 등장했다. 고 김정근 전 고문의 급작스런 유고다. 국산 항암제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며 ‘렉라자 신화’를 쓴 고 김정근 전 고문은 지난 2월 초 미국에서 급작스럽게 별세했다.

이처럼 고 김정근 전 고문의 유고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개최된 올해 정기주총에선 소액주주연대가 또 다시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주주제안을 통해 정관변경 위원회 설치를 공식화하고, 2명의 사내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키기까지 했다. 지난해 주주제안을 통해 도입된 집중투표제가 이사회 진입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후 오스코텍은 지난 7월 고 김정근 전 고문의 장남인 김성연 제노스코 전략기획실장이 부친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며 새로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김성연 실장은 지난 17일 2대주주인 지케이에셋 측과 의결권 공동행사를 약정하며 우군을 확보했다. 또한 공시 및 입장문을 통해 향후 계획을 밝혀 더욱 주목을 끌었다.

김성연 제노스코 실장은 부친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아 오스코텍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 오스코텍
김성연 제노스코 실장은 부친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아 오스코텍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 오스코텍

김성연 실장은 먼저, 오스코텍을 둘러싼 갈등의 쟁점 중 하나였던 ‘초다수결의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초다수결의제는 정관을 통해 특정 안건의 통과 기준을 법정 기준보다 훨씬 높게 설정해두는 것으로, 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해 활용된다. 오스코텍의 경우 이사의 선임 또는 해임 시 발행주식총수의 5분의 4, 즉 80%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해당 정관을 변경할 때에도 같은 요건을 충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실제 주주제안을 부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다. 이는 소송으로도 이어졌다. 소액주주연대는 앞서 초다수결의제 조항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현재는 오스코텍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성연 실장은 “이번 약정은 특정 주주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주 화합을 바탕으로 회사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모으기 위한 것이다. 위임받은 의결권을 권한이 아닌 책임으로 여기고,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전체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기준으로 신중하게 행사할 것”이라며 그 첫걸음은 초다수결의제 폐지라고 밝혔다.

김성연 실장은 이어 “초다수결의제 규정은 이사 선임·해임 요건을 과도하게 높인 것으로, 그 핵심 조항은 이미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며 “이에 대한 항소 소송이 장기화 될수록 회사가 짊어질 유무형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이 조항은 외부 투자자에게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으로 비쳐 투자 유치와 자본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초다수결의제 폐지는 주주권을 정상화하고 예측 가능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성연 실장은 지난 17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으며, 초다수결의제 폐지와 자신을 포함한 이사 3인 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가 주총 소집 절차를 지체 없이 진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서라도 임시주총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연 실장의 이 같은 행보는 그간의 갈등을 매듭짓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과거 경영권 방어벽 역할을 했던 초다수결의제는 그 실효성이 약화됐을 뿐 아니라,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경영권 방어벽은 이미 무너졌고, 김성연 실장의 이사회 진입 및 개편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그동안 창업주 측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됐던 초다수결의제가 급작스런 유고로 그 역할 및 성격이 바뀌고, 창업주 2세가 폐지에 앞장서고 나서면서 오스코텍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지속된 갈등의 쟁점 중 하나였던 초다수결의제 폐지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가 오스코텍을 둘러싼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안정을 되찾는 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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