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11 대 1.’
서울 홍대 상권을 둘러싸고 오프라인 뷰티 시장의 절대강자 CJ올리브영과 패션 공룡 무신사의 전면전이 막을 올렸다.
홍대입구역 일대에만 신규 오픈 예정점을 포함해 11개 지점을 확보하며 상권을 촘촘히 장악한 올리브영에 맞서, 무신사는 반경 200m 안에 4개 매장을 묶는 ‘거점 집적’ 전략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신사는 오는 11일 서울 마포구 홍익로 18에 지하 1층~지상 3층, 1262㎡(약 400평) 규모의 첫 뷰티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뷰티 홍대’를 정식 오픈한다.
기존 홍대의 무신사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무신사 킥스에 이어 뷰티 매장까지 불과 200m 거리에 들어서면서 패션을 사러 온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을 뷰티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뷰티 단독 매장이 탄생하기까지는 유통가 베테랑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무신사 뷰티 팀 내 포진한 올리브영 출신 MD들은 ‘디마토’, ‘퓨리토서울’ 등 인기 신진 브랜드를 영입하기 위해 7~8개월간 공을 들였다.

김연진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 리드는 “후발주자로서 초기 브랜드 영입이 쉽지 않았다”며 “1976년 지어진 근대 건축물의 구조와 골조를 살리고 매대 밀집도를 낮춰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체험하는 공간’이라는 미학적 가치를 제시한 끝에 브랜드들의 문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지하 1층 전체 ‘뷰티 약국’으로… 전문가 상담 맞춤형 배치
무신사가 올리브영에 맞서 내세운 차별화 카드는 ‘전문성’이다. 매장 진입부이자 지하 1층 전체(176㎡)를 K-뷰티 특화 약국인 ‘뷰티온누리약국’으로 채웠다. 일반 기업의 의약품 직접 판매를 금지하는 약사법에 맞춰 전대차(공간 공유) 방식으로 입점시켰다.

이곳에는 하루 전문 약사 3~5명이 교대로 상주하며, 글로벌 관광객이 몰리는 홍대 상권 특성에 맞춰 외국어 응대가 가능한 인력도 배치했다.
방문객이 들어서자마자 피부·두피 고민을 진단받고 전문 복약 상담을 거쳐 고기능성 더마 화장품이나 이너뷰티 제품을 맞춤형으로 추천받는 방식이다.
온누리약국 관계자는 “오남용 시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는 고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을 약사 상담과 연계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의약품 비중을 20% 내외로 맞추고 뷰티 전용 제품을 80%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지상 1·2층에는 진열 상품의 70~80%를 신진 인디 브랜드로 채웠다.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가 부족한 인디 브랜드에게 매장 핵심 구역을 내어주는 ‘등용문’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여기에 중국 C뷰티 브랜드(인투유·AZTK) 국내 오프라인 최초 입점과 일본 트렌디 뷰티 등 8개 단독 글로벌 라인업, 온라인 데이터를 결합한 ‘뷰티 랭킹 존’을 전면에 내세웠다.

◇ 입점 브랜드 70%가 인디…새 K-뷰티 발견형 매장
‘10대 패션 앱’이라는 시장의 편견과 달리, 실제 데이터 분석 결과 무신사 뷰티 구매 고객의 80% 이상은 구매력을 갖춘 ‘2539 세대’다. 무신사는 홍대에 4개 매장을 집중 배치해 고마진·고재구매 카테고리인 뷰티로 플랫폼 ‘록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패션 고객을 자연스럽게 뷰티로 유입시키고, 패션과 뷰티 브랜드 간 교차 마케팅을 유도해 오프라인 체험이 온라인 재구매로 이어지는 O4O(온라인 정보를 활용한 오프라인 쇼핑) 선순환을 노린다.
실제 지난 4월 성수 메가스토어 오픈 후 입점 브랜드의 온라인 거래액이 35% 증가한 성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를 서로 소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브랜드 인큐베이팅까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홍대 매장 구성도 이런 전략에 맞췄다. 1층에서는 메이크업과 프래그런스 등을 중심으로 신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2층에서는 피부·헤어·바디 등 고민별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도록 공간 자체를 하나의 ‘편집숍’처럼 꾸민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고객에게 소개하고,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고객이 다시 온라인에서 구매하도록 연결하는 것이 무신사 뷰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대 상권에서 편집숍·PB·신발·뷰티 등 매장마다 성격이 명확히 다른 4개 매장을 묶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 홍대 집적 전략으로 코스피 입성 직행하나
이 대담한 실험은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앞둔 무신사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제고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무신사 입장에서 홍대 타운은 단순 패션 유통사를 넘어 뷰티와 오프라인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보여줄 공간이다.
오픈 첫 사흘간 선착순 100명에게 18만원 상당의 ‘뷰티 구디백’을 증정하고 파격 할인 등을 진행하며 초반 고객 유입에 나선다. 오는 11월에는 무신사의 주 무대인 성수에도 대형 뷰티 단독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독주하던 올리브영에 맞선 무신사의 거점 집적 전략이 오프라인 뷰티 지형도를 흔들 수 있을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무신사 관계자는 “단순한 화장품 판매점을 넘어 신진 브랜드가 고객을 만나고 패션과 뷰티가 교류하는 오프라인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 오프라인 영토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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