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충전뿐 아니라 방전에도 변수가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서울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이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꼽히는 LMR(리튬망간리치)의 고질적 약점이던 '가스 발생'과 '용량 저하' 문제를 실질적으로 잡아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임종우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진과 진행한 공동 연구로 문제 원인을 규명하고, 대형 셀 최적 운용 조건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도 게재됐다. 소형 셀 실험을 넘어 전기차에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40Ah급 대형 셀에서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점이 학계와 업계 모두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LMR은 값비싼 코발트 없이 저렴한 망간을 주원료로 쓰는 차세대 양극 소재다. 니켈·망간 같은 전이금속뿐 아니라 소재 내부의 산소까지 에너지 저장에 동원해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문제는 산소였다. 충전 과정에서 산화됐던 산소가 방전 때 제대로 되돌아오지 않으면 내부 구조가 망가지고 가스를 발생시킬 수 있다. 내부 공간이 빠듯한 전기차용 대형 셀에서는 압력 상승과 성능 저하로 직결된다. LMR이 '차세대 소재'라는 수식어를 달고도 정작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한 배경이다.

연구팀은 충·방전 조건에 따라 산소가 산화·환원되는 거동을 정밀 분석했으며, 뜻밖의 지점에서 답을 찾았다. 산소 회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충전 상한 전압만이 아닌 방전 하한 전압에도 걸려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충전 상한 전압을 4.6V에서 4.3V로 낮추니 산화된 산소의 환원율은 86%에서 97%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더해 방전을 기존 3.0V가 아닌 2.0V까지 진행하자 산소가 거의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현상을 확인한 것.
이 분석을 토대로 LG에너지솔루션 연구진은 40Ah급 LMR 대형 셀의 구동 전압 범위와 활성화(Formation) 조건을 다시 짰다. 특히 활성화 단계의 온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형 셀 특유의 가스 발생을 눌렀다.
결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최적화 조건을 적용한 40Ah급 LMR 대형 셀은 883회의 충·방전 평가를 거치고도 초기 에너지의 92.2%를 유지했다. 소형 셀 수준의 실험 성과가 아니라, 실제 전기차 탑재를 염두에 둔 대형 셀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다.
임종우 서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LMR 배터리의 열화 원인을 산소의 가역성 관점에서 규명하고, 전기화학 프로토콜 설계만으로도 셀의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며 "충전 조건뿐 아니라 방전 조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LMR 배터리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LMR 배터리의 주요 과제였던 가스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대형 셀에서도 안정적인 배터리 수명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다"며 "차세대 LMR 배터리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코발트 없는 저비용 소재로 에너지 밀도까지 잡을 수 있는 LMR이 이번 연구를 통해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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