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좋은 어른과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의 만남이라는 원작의 정서는 품으면서도, 서로 다른 세대가 이해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과 인물의 성장에 더욱 깊이를 더했다. 김도영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한 영화 ‘인턴’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인턴’은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CEO 선우(한소희 분)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영화다. ‘82년생 김지영’ ‘만약에 우리’ 등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2015년 제작비의 5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적 정서와 시대 변화에 맞춰 리메이크했다.
김도영 감독이 이번 리메이크에서 특히 공을 들인 지점은 인물과 관계다. 원작의 큰 틀을 가져오면서도 인물들을 보다 현실에 발붙이고, 선우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한층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인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도영 감독은 “원작에서 좋은 것은 취하고 바꾸고 싶었던 것은 바꿨다”며 “선우가 성장하는 서사라고 생각했다. 관계에 있어서 항상 자책하거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불안해하는 지점을 극복해 가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원작보다 훨씬 더 땅에 붙어 있는 인물들이었으면 했다”며 “선우와 기호의 사건은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디테일은 다르다. 처음에는 자신과 다른 존재를 낯설고 어려워하지만 조금씩 녹아들면서 우정을 쌓게 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진 ‘인턴’을 만드는 중요한 축이다. 김도영 감독은 “요즘은 세대에 이름을 많이 붙이는 것 같다. ‘MZ’처럼 라벨을 붙이고 자신과 다른 라벨이 붙은 사람들을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렵고 낯설게 느낀다”며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사람들이 우정을 쌓고 신뢰를 얻으면서 좋은 친구가 되는 이야기다. 그런 부분에서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잘 알지 못해 느꼈던 불편함이 관계를 맺으며 점차 사라지는 과정에 주목했다. 김도영 감독은 “젊은 세대가 단단한 어른을 만나는 것뿐 아니라 기호의 입장에서도 신선하고 꿈을 위해 달려가는 친구들을 만나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원작의 그림자를 벗어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최민식은 좋은 작품이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되는 것처럼 이번 ‘인턴’도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생각보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과 비교되는 것만큼 유쾌하지 않은 일은 없는 것 같다”며 “로버트 드 니로와 나를 굳이 비교하고 싶지도 않다. 최민식이 했고 한소희가 했고 김준한이 했고 류혜영이 했다. 감독은 김도영 감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소희도 “원작을 아예 배제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처음에는 큰 부담을 안고 시작한 것이 맞다”면서도 “촬영하면서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같은 캐릭터이고 리메이크 작품이지만 분명 우리의 정서로 풀어낼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회사를 꾸려나가는 한 청춘과 시니어 인턴의 화합에 더 신경을 썼다”고 이야기했다.
젊은 세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기호를 연기한 최민식은 작품을 통해 ‘좋은 어른’의 의미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도 좋은 어른에 대한 정의를 못 내리겠다”며 “단지 젊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잘 보이는 것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스스로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좋은 어른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 아닐까 싶다”며 “계속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 그렇게 나이를 먹는 게 좋은 어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도영 감독은 ‘인턴’이 세대를 넘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그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고 극장 문을 나설 때 따뜻함을 간직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며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많은 것들이 관객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턴’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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