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이상희, 8번 준우승 끝 13년 만 감격의 日 첫 우승 "아버지와 약속 지켰다"

마이데일리
JGTO 산산 KBC 오거스타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는 이상희./JGTO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이상희(34)가 13년의 기다림 끝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희는 30일 일본 후쿠오카현 이토시마시의 게야 골프클럽(파72·7293야드)에서 열린 '산산 KBC 오거스타(총상금 1억엔)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이상희는 2위 호소노 유사쿠(일본·20언더파 268타)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000만엔(약 1억 7000만원)이다.

이번 우승은 2013년부터 일본 무대에서 활동해 온 이상희가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거둔 첫 승이다. 2017년 제36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약 9년 만에 추가한 우승이자 프로 통산 5번째 우승이다.

▲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8번의 준우승 끝에 첫 승... 13년 기다림에 마침표

이상희는 2012년 일본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를 수석으로 통과한 뒤 2013년부터 한국과 일본 무대를 오가며 활약했다. 꾸준히 정상권의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유독 일본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만 8차례 준우승을 기록하며 여러 번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특히 이번 대회와의 인연은 남다르다. 이상희는 2022년 같은 대회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가와모토 리키에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4년 뒤 다시 찾은 게야 골프클럽에서 이상희는 당시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13년간 이어진 도전과 8번의 준우승 끝에 마침내 일본프로골프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오랜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 최종일 7버디·노보기... 후반 승부처에서 빛난 집중력

이상희는 최종 라운드를 선두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출발했다. 전반부터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펼치며 버디 3개를 잡아낸 이상희는 후반 들어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특히 13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최종 라운드에서 단 한 개의 보기도 허용하지 않은 채 버디 7개를 잡아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18번 홀에서는 티샷이 오른쪽으로 향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내며 파를 지켰고, 2위 호소노 유사쿠를 3타 차로 따돌리며 일본프로골프투어 첫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우승으로 이상희는 일본프로골프투어 포인트 랭킹 7위, 상금 랭킹 11위로 올라섰다. 또한 한국 선수가 KPGA 투어와 공동 주관이 아닌 일본프로골프투어 단독 주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23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한 송영한 이후 3년 만이다.

▲ 2017년 이후 약 9년 만의 우승... 프로 통산 5승

이상희는 2011년 NH농협 오픈에서 당시 19세 6개월 10일의 나이로 프로 신분 K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인 2012년 제55회 KPGA 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통산 2승을 달성했고, 같은 해 KPGA 대상을 수상하며 국내 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

이후 2016년 SK텔레콤 오픈과 2017년 제36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하며 K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했다. 이번 일본프로골프투어 첫 우승으로 이상희는 2017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약 9년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프로 통산 5승을 따냈다.

이상희는 우승 후 "2013년 일본프로골프투어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준우승만 8차례 기록하는 등 그동안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겪었는데,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017년 제36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약 9년 만의 우승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하면서 결과에 대한 생각이 앞서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결과보다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려고 했고, 그런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에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특별한 의미도 담겼다. 이상희는 "2023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꼭 우승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 때문에 오히려 우승에 대한 집착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결과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했다"며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아버지를 찾아뵐 수 있게 돼 더욱 뜻깊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우승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다시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 계속해서 새로운 우승을 만들어가고 싶다. 다가오는 제42회 신한동해오픈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JGTO 산산 KBC 오거스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이상희./JG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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