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성장률 전망 3.3%로 대폭 상향…한은, ‘3% 금리’ 승부수 던진 이유

마이데일리
8월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한국은행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까지 대폭 끌어올릴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강해진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과 가계부채·주택시장 불안까지 이어지면서 추가 인상을 선택했다.

금융통화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인상에 찬성한 반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로 유지해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기준금리는 2024년 1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다시 연 3%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한은은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한번 긴축 강도를 높였다.

◇ 성장률 전망 3.3%로…경기 둔화 우려 옅어져

이번 인상의 첫 번째 배경은 예상보다 강해진 경기다. 한은은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지난 5월 전망치인 2.6%보다 0.7%포인트 높였다. 2027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 2.1%에서 2.9%로 상향했다.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추이 /한국은행

올해 성장률 전망은 2월 2.0%에서 5월 2.6%, 8월 3.3%로 계속 높아졌다. 성장률 전망이 석 달 연속 상향되면서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금리 인상을 미룰 명분도 약해졌다.

실제 경기 흐름도 전망치 상향을 뒷받침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했던 전망치 0.2%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해 1988년 1분기 이후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 물가 2.7% 전망…성장 회복에 인플레 부담도

물가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에서 2026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 2027년은 2.3%로 전망했다. 모두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돈다.

실제 물가 흐름도 긴축 필요성을 보여줬다. 7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6%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3.2%에서 7월 2.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성장률 전망이 3%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물가까지 목표 수준을 웃돌면서 경기 회복이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은으로서는 ‘성장은 예상보다 강하고 물가는 목표보다 높다’는 조합을 확인한 만큼, 지난달에 이어 추가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 가계부채·집값도 변수…한미 금리차 0.75%p로 축소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금리를 올릴 이유가 남아 있었다.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시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같은 달 기준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시장 역시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5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 금융불균형을 관리할 필요성도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 아래로 내려오며 안정세를 보였다. 24일에는 장중 1376.5원까지 떨어져 지난해 9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최주연 기자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격차는 지난달 1%포인트에서 0.75%포인트(금리 상단 기준)로 좁혀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재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하고 있다.

한미 금리차 축소는 원화 약세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 안정은 추가 인상의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었지만 성장·물가와 금융안정 측면에서 나타난 긴축 필요성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6개월 후 금리 전망도 상향…3.25% 전망 최다

이번 결정 이후 시장의 관심은 10월 이후 금리 경로로 옮겨가게 됐다.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만큼 앞으로는 추가 인상의 필요성과 속도가 핵심이다.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에서도 이전보다 높은 금리 수준이 제시됐다. 지난 5월 전망에서는 전체 21개 점 가운데 3.25%에 2개, 3.00%에 10개, 2.75%에 7개, 2.50%에 2개가 제시됐다.

이번 전망에서는 3.50%에 6개, 3.25%에 10개, 3.00%에 5개가 제시됐다. 6개월 후 금리 전망의 중심이 기존 3.00%에서 3.25%로 한 단계 높아진 셈이다.

특히 현재 기준금리인 3.00%보다 높은 수준을 전망한 점이 16개로, 전체 21개 가운데 다수를 차지했다. 기준금리 3.00%가 이번 인상의 종착점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3.00%를 전망한 점도 5개가 있어 추가 인상 여부를 둘러싼 시각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운 것은 아니다. 향후 물가와 경기 흐름,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등 금융안정 상황에 따라 금리 경로가 달라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 한은 “추가 인상 시기·속도 결정”…10월 이후 주목

향후 금리 경로는 물가와 경기뿐 아니라 금융안정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이 다시 강하게 움직이거나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추가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둔화하고 금융시장과 내수에 대한 금리 부담이 커질 경우 긴축 속도를 조절할 여지도 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과 투자 호조가 이어지고 소비 회복세가 확대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물가는 그간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의 전이와 수요 측 압력 증대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이번 금통위의 핵심은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올린 것이 아니라,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에 물가와 금융안정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준금리를 연 3%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한은이 6개월 후 기준금리로 3.25%를 가장 많이 제시한 가운데, 연 3.00%가 이번 인상의 종착점이 될지 추가 인상 사이클이 이어질지가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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