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부부의 청양 귀농 실전노트(68)] 여름의 무더위, 이길 수 없다면 피해라

시사위크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는 10만㎢ 남짓의 국토에서 극명하게 다른 문제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사람들이 너무 밀집한데 따른 각종 도시문제가 넘쳐난다. 반면 지방은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따른 농촌문제가 심각하다. 모두 해결이 쉽지 않은 당면과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바로 청년들의 귀농이다. 하지만 이 역시 농사는 물론, 여러 사람 사는 문제와 얽혀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시사위크>는 청년 귀농의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여기, 그 험로를 걷고 있는 용감한 90년대생 동갑내기 부부의 발자국을 따라 가보자. [편집자주]

올여름에도 무시무시한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일을 하는 건 물론 숨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청양=박우주
올여름에도 무시무시한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일을 하는 건 물론 숨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청양=박우주

시사위크|청양=박우주  7~8월 여름철 농사는 아무리 경험이 많은 농부여도 감당할 수 없는 더위 때문에 답이 없다. 우리는 2018년에 귀농을 결심한 뒤 첫 여름부터 40도가 넘는 폭염을 겪었는데,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후에도 매년 여름을 맞고 있지만 무시무시한 더위는 적응이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농사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나름의 여러 방법들을 찾아 여름을 나고 있다.

여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물이다. 무더위를 식힐 물놀이도 떠오르고, 초여름엔 장마철이 찾아오기도 한다. 또 여름철 건강을 위해선 수분섭취가 아주 중요하다.

지난해 많은 비가 내려 죽고 말았던 구기자 작물. / 청양=박우주
지난해 많은 비가 내려 죽고 말았던 구기자 작물. / 청양=박우주

농사에 있어서도 여름철엔 물이 무척 중요하다. 장마철에 너무 많은 비가 와도 문제고, 한여름 가뭄이 들어도 문제기 때문이다.

실제 농사를 지을 때 가장 많은 피해는 물에서 비롯된다. 작물은 수분관리가 중요하다. 초반엔 물이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해 적당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열매를 맺는 단계에서도 적당한 비료와 수분관리가 있어야 수확량이 늘어난다. 열매가 맺기 전부터 1~2주마다 수분관리를 해주고, 수확한 뒤에도 똑같이 관리해야 한다. 물이 부족하면 말라 죽고, 물이 너무 많으면 열매가 줄어들고 병에 걸리며, 뿌리가 썩어 죽기까지 한다. 그만큼 물은 농사에서 우선순위 1~2위로 꼽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중요한 물관리를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은 하우스를 짓는 것이다. 처음에 노지에서 작물을 키웠을 땐 비가 오면 일을 할 수 없고, 비가 너무 안 오면 물을 공급해주기 어려워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귀농 후 농사를 지으며 처음으로 꿈꾼 게 하우스를 짓는 것이었다.

하우스는 아무 곳에나 지으면 안 된다. 주변에 꼭 물이 있어야 한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지하수를 파는 거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정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담당자가 가능하다고 하는 곳에서만 할 수 있고, 500~1,000만원 정도 돈이 들며, 보조를 해주기도 한다. 하우스를 다 지은 뒤 관정을 신청했는데 그곳에 물이 없다고 하면 낭패다. 관정을 먼저 확인하고 하우스를 지어야 한다.

물론 어디서나 지하수를 마음껏 펑펑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용량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경우 2시간 정도 쓰면 끝나 다음날 다시 틀어야 한다. 때문에 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계곡물을 펌프로 끌어다 쓰고 있기도 하다. 마르지 않는 계곡이 옆에 있어 다행이다.

이사 오기 전 동네는 물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 부족했다. 비가 정말 안 오던 시기엔 물 때문에 싸움도 벌어졌다. 서로 물을 쓰겠다고 밤에 몰래 물을 틀고, 다른 사람 물을 자기 땅으로 돌려놓기도 하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특히 논은 어느 시점에 항상 물이 필요한데, 이때부터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여름철 일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우리는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 /청양=박우주
여름철 일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우리는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 /청양=박우주

물 다음으로 피해가 큰 건 더위라고 생각한다. 올해 청양은 38도까지 올랐었고 40도가 넘는 곳들도 있었다. 이럴 때 일을 할 수 있느냐? 못한다. 아니 안 한다. 밖에 나가면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나가자마자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숨쉬기가 힘들 정도다, 그래서 새벽 4시 반부터 오전 10시까지만 일하고 안 한다. 정말 바쁠 때는 오후 5시에 나가 저녁 8시까지 더 일을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아예 여름엔 일을 최대한 안 하는 방법으로 농사 방식을 바꿨다. 과거엔 여름에도 내내 밖에서 수확을 했는데 이제는 딱 4일만 수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팅을 해놨다. 그렇게 이번 여름수확은 8월 10일부터 나흘에 걸쳐 끝냈다. 그 후에도 간간이 작업은 했지만, 땡볕에서 하는 일은 이제 안 한다.

물을 조절하려고 만든 하우스는 찜통 그 자체다. 햇빛이 하우스에 들어오면 바로 찜통이 된다. 만약 하우스 문을 닫는다면 50도는 더 넘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우스를 지을 때 개폐 시스템을 일반적인 하우스보다 두 배 더 높게 해 통기성을 확보했다. 또 하우스당 약 100만원씩 들어가는 차광막도 모두 설치해놨다. 덕분에 그늘이 생겨 조금 더 일하기 수월하다. 여름에만 사용하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그렇게 해도 땀이 미친 듯이 나고 힘들지만, 없으면 아예 일을 할 수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우스에 차광막을 설치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그 중요성이 커지며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만큼 요즘 날씨가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스마트팜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도 잘 생각해야 하는 게 시설에 많은 돈을 들이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운영비도 생각해야 한다. 너무 더울 땐 냉방시스템이, 너무 추울 땐 난방시스템이 더 돌아가야 하고, 고스란히 운영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제 최근 기름값 상승으로 난방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농장들의 어려움이 커졌다고 한다. 날씨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그에 따른 비용 문제도 중요한 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름에 일을 덜하는 시스템을 만든 우리는 그 시간을 체력 기르는데 쓰고 있다.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게 됐고, 건강을 더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운동을 하려고 한다. 농사일은 반복 작업이 많고 허리를 쓰는 일도 많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주변 어르신들도 모두 수술을 하셨거나 수술을 해야 하는 병이 하나씩은 있으시다. 

특히 여름에는 밖에 나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실내에 가만히 있기보단 뭔가 하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청양, 예산, 홍성 등 근처에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한다.

귀농해서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 배우고 싶었던 걸 하나씩 배우고 있는 우리는 이번엔 탁구를 배워봤다. / 청양=박우주
귀농해서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 배우고 싶었던 걸 하나씩 배우고 있는 우리는 이번엔 탁구를 배워봤다. / 청양=박우주

우리는 귀농해서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뒤부터 배우고 싶었던 걸 배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헬스다. PT를 받아서 이제는 헬스장에 가면 개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 또 볼링도 배워 가끔 근처 볼링장에 가기도 한다. 이번 여름에 새로 배우기 시작한 건 탁구다. 주 2회씩 한 달간 배웠고, 곧 농사가 바빠지기 때문에 한가해지는 겨울에 다시 배울 예정이다.

헬스나 볼링, 탁구는 모두 시설이 좋은 곳에서 배우고 싶어 예산이나 홍성에서 레슨을 받았다. 면사무소에서도 여러 주민자치 무료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난타, 라인댄스, 풍물, 통기타, 요가. 탁구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재밌어 보이는 것이 많아 우리도 한 번 해볼까 생각 중이다.

그리고 최근 알게 된 반가운 소식이 있다. 면사무소 옆에 건물이 지어지고 있던데, 40억을 들여 주민센터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새 주민센터엔 헬스장도 들어오고 다양한 시설이 생긴다고 한다. 헬스장을 가려면 항상 20~30분을 차로 다녔는데 드디어 5분 거리에 헬스장이 생기는 거라 기대된다.

 

박우주·유지현 부부

 

-1990년생 동갑내기

-2018년 서울생활을 접고 결혼과 동시에 청양군으로 귀농

-현재 고추와 구기자를 재배하며 ‘참동애농원’ 운영 중

blog.naver.com/foreveru2u

-유튜브 청양농부참동TV 운영 중 (구독자수 4만)

www.youtube.com/channel/UCx2DtLtS29H4t_FvhAa-v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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