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온산공단 주변 수로, 10년간 카드뮴 등 중금속 기준 초과 반복

시사위크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와 원산리 일대. 주변 산단하천 측정지점에서는 최근 10년간 카드뮴과 안티몬의 환경기준 초과가 반복됐으며, 오염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입 경로 등에 대한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 / 네이버 지도 갈무리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와 원산리 일대. 주변 산단하천 측정지점에서는 최근 10년간 카드뮴과 안티몬의 환경기준 초과가 반복됐으며, 오염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입 경로 등에 대한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 / 네이버 지도 갈무리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주변 수로에서 카드뮴과 안티몬이 환경기준을 웃도는 농도로 반복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축적된 측정자료에서 두 중금속의 기준 초과가 여러 해에 걸쳐 되풀이됐다.

‘시사위크’가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산단하천 측정망 ‘C원산천’과 ‘C이진리수로’의 2016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자료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진리수로에서는 카드뮴 측정 결과 121건 가운데 93건이 하천 환경기준인 0.005mg/L(리터당 밀리그램)를 웃돌았다. 측정 10번 중 약 7.7번꼴이다. 

원산천에서도 같은 기간 카드뮴 측정 결과, 122건 가운데 59건이 환경기준보다 높았다. 두 지점에서 카드뮴이 일시적으로 검출된 것이 아니라 장기간 반복해 높은 농도를 보인 셈이다.

안티몬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천의 안티몬 환경기준은 0.02mg/L 이하다. 원산천에서는 측정 결과 121건 중 49건, 이진리수로에서는 120건 중 41건이 이 기준을 웃돌았다. 각각 전체 측정의 약 40.5%와 34.2%에 해당한다.

올해도 초과 검출은 이어졌다. 지난 6월 1일 이진리수로에서 검출된 카드뮴은 0.09407mg/L로, 하천 환경기준과 비교하면 약 18.8배였다. 같은 지점에서 안티몬도 기준의 약 1.4배인 0.0287mg/L가 검출됐다. 원산천에서는 카드뮴이 기준의 약 1.5배인 0.00751mg/L, 안티몬은 약 2.1배인 0.0427mg/L로 나타났다. 납과 비소도 검출됐지만 해당 측정값은 각각의 하천 환경기준 이내였다.

◇ 일회성 수치 아닌 반복된 신호

카드뮴과 안티몬은 사람의 건강과 수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하천의 건강보호 기준이 설정된 물질이다. 카드뮴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과 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안티몬 역시 지속적인 노출을 관리해야 하는 유해물질로 분류된다.

이번 분석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반복성’이다. 계절과 연도를 달리해 환경기준보다 높은 농도가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일부 비정상적인 측정값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양상이다. 다만 측정자료만으로 중금속의 유입 경로나 오염원을 특정할 수는 없다.

C원산천과 C이진리수로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6년 물환경측정망 설치·운영계획에서 산단하천 측정지점으로 분류돼 있다. 운영계획 부록에는 C원산천의 위치가 울산 울주군 온산읍 원산리 1206 일대의 ‘고려아연 5단지 내 배수로’, C이진리수로는 같은 읍 이진리 147-1 이진교 일대로 기재돼 있다.

물환경정보시스템에 표시된 C원산천과 C이진리수로 측정지점 위치. 두 지점에서는 최근 10년간 카드뮴과 안티몬이 하천 건강보호 환경기준을 웃도는 농도로 반복 측정됐다. / 물환경정보시스템 갈무리
물환경정보시스템에 표시된 C원산천과 C이진리수로 측정지점 위치. 두 지점에서는 최근 10년간 카드뮴과 안티몬이 하천 건강보호 환경기준을 웃도는 농도로 반복 측정됐다. / 물환경정보시스템 갈무리

온산국가산업단지는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일원에 조성된 국가산업단지로, 비철금속공업과 정유·유류비축, 화학펄프공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현재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LS MnM 온산제련소를 비롯해 정유·석유화학·화학·금속 관련 대규모 사업장이 밀집해 있다.

특히 온산공단은 1980년대 주민들이 신경통과 피부질환 등 집단적인 증상을 호소하면서 이른바 ‘온산병’ 논란이 불거진 지역이기도 하다. 당시 정부 역학조사는 공해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과거 논란과 이번 수질측정 결과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확인된 바 없다. 다만 대규모 산업시설이 장기간 가동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주변 수질의 변화와 추이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특이 측정값이 확인되면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절차에 따라 지자체와 유역환경청 등이 인근 지역을 감시하거나 주변 폐수배출시설 등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물질이 계속 검출되면 현장 주변의 폐수시설 등을 살펴 원인을 파악하는 절차도 진행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물환경측정망은 공공수역의 수질과 오염도를 감시하는 제도라며, 측정망 결과를 통해 특정 사업장의 위반 여부가 바로 확인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 대응 절차는 있는데… 후속 조치 결과는 확인 어려워

현행 물환경측정망 설치·운영계획은 카드뮴과 안티몬 같은 특정수질유해물질이 검출됐을 때 측정지점의 성격에 따라 특이 측정값 판단 기준을 달리 적용한다. 일반적인 산단하천에서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하천 환경기준을 초과하면 특이 측정값으로 분류한다. 반면 산단하천 중 수로지점에서는 환경기준 초과만으로 특이값이 되지 않고 해당 농도가 그 지점의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넘어야 한다.

카드뮴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과 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안티몬도 지속적인 노출 관리가 필요한 유해물질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뉴시스
카드뮴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과 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안티몬도 지속적인 노출 관리가 필요한 유해물질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뉴시스

특이 측정값으로 분류되면 조사기관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지방자치단체, 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특정수질유해물질이 검출된 경우에는 인근 의심 오염원을 점검하고 1주 안에 해당 지점과 상·하류, 유입 지류·지천을 추가 조사한다. 추가 조사에서 같은 물질이 다시 검출되면 주 1회 분석과 인근 오염원 집중점검을 이어가고 원인과 조치 결과를 별도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

올해 C원산천과 C이진리수로에서 확인된 측정값이 각각 어떤 판단기준을 적용받았고, 실제 특이 측정값으로 분류됐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두 지점의 올해 측정값이 최근 10년간 최고치는 아니지만 C원산천이 일반 산단하천으로 분류된다면 환경기준 초과를 이유로 특이값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C이진리수로가 수로지점이라면 환경기준을 웃돌았다는 사실만으로는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행정상 특이값 분류 여부와 별개로 두 지점에서 카드뮴과 안티몬의 환경기준 초과가 10년간 반복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올해 6월에도 같은 물질이 다시 기준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시적인 수질 변동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중금속의 유입 경로와 반복 원인을 확인하고, 기존 점검과 조치가 실제 수질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원산천에서 관련 물질이 계속 검출돼 추가 시료를 채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채수의 시점과 대상 물질, 분석 결과 등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통화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두 지점에서 환경기준을 웃도는 측정값이 장기간 반복된 만큼 지속적인 관찰과 함께 중금속의 유입 경로와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배수로 연결 구조와 상·하류 수질, 주변 배출시설 점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반복 검출의 원인과 수질 변화 추이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물환경정보시스템을 통해 측정값은 공개되고 있지만, 반복 검출에 따라 어떤 추가 조사와 점검이 진행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추가 채수와 원인 분석, 후속 관리 결과까지 함께 공개한다면 두 지점의 수질 상태와 대응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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