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업계에서 중소형사들의 실적 약진이 두드러졌다. 증시 상승의 수혜가 성과보수와 투자이익으로 이어지면서 운용자산 규모가 큰 대형사들을 순이익에서 잇달아 앞질렀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0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67억원보다 177.4% 증가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746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175.5% 증가한 규모다.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은 1838억원으로 3위, DS자산운용은 1773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어 타임폴리오자산운용 1561억원, 라이프자산운용 1538억원, 토러스자산운용 1533억원, 슬기자산운용 1327억원 순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은 1294억원으로 9위, 머스트자산운용은 851억원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8% 증가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5위에서 올해 9위로 네 계단 밀렸다.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중소형사들의 이익 증가폭이 더 컸던 것이다.
◇미래에셋 9000억 독주…해외서 벌어들인 7690억
순이익 1위 미래에셋과 나머지 운용사 간 격차도 컸다. 미래에셋의 상반기 순이익은 2위 한국투자밸류의 3배를 웃돌았다.
미래에셋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해외 사업이다. 상반기 지분법이익은 7690억원으로 영업이익 2386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미국과 홍콩 등 해외법인과 관계기업의 성장세가 순이익에 반영된 결과다.
국내 운용 본업에서도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 수익 2616억원을 거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수탁고 증가에 힘입어 펀드 보수가 증가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며 “미국과 홍콩 등 해외법인들의 꾸준한 성장세가 더해지며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AUM 559조 삼성은 순익 9위…‘덩치’와 엇갈린 실적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559조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69조원으로 뒤를 이었고 KB자산운용 221조원, 신한자산운용 173조원, 한국투자신탁운용 136조원 순이었다.
AUM 상위 5개사 가운데 순이익 10위권에 포함된 곳은 미래에셋과 삼성뿐이다. KB자산운용의 상반기 순이익은 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고, 신한자산운용은 474억원으로 130.2%,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37억원으로 54.1% 늘었지만 모두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삼성의 운용 본업이 부진했던 것도 아니다. 상반기 전체 영업수익 3086억원 가운데 수수료수익이 2942억원을 차지했다.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 수익은 2459억원으로 미래에셋의 2616억원과 157억원 차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종 순이익은 미래에셋이 삼성의 7배 수준으로 벌어졌다. 미래에셋이 해외법인과 관계기업에서 거둔 7690억원의 지분법이익이 두 회사의 실적 격차를 키웠다.
◇상승장에 더 크게 웃은 중소형사…성과보수·PI가 갈랐다

중소형 운용사들이 순이익 상위권에 대거 진입한 배경에는 대형사와 다른 수익구조가 있다.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는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규모 운용자산에서 발생하는 운용보수가 주요 수익원이다. 운용자산이 늘어나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수수료율이 정해져 있어 증시 상승이 단기간에 이익 급증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중소형 사모운용사는 운용 성과에 따라 받는 성과보수와 고유재산 운용손익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회사 자금을 펀드나 주식 등에 직접 투자하는 고유재산운용(PI) 비중이 높은 경우 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이익도 빠르게 반영된다.
올해처럼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는 국면에서는 운용 성과 개선으로 성과보수가 늘고 고유재산 운용이익까지 확대되면서 AUM 규모가 작은 운용사도 대형사를 순이익에서 앞설 수 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크다.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상승장에서 실적을 끌어올렸던 성과보수와 고유재산 운용이익이 반대로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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