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시외버스터미널 수하물 배송망을 악용해 전국 각지로 대규모 필로폰을 유통해 온 마약 조직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철저한 비대면 수법으로 법망을 피하려 했으나, 시민의 결정적 제보와 경찰의 다각적인 디지털 수사망에 결국 꼬리가 밟혔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마산동부경찰서 형사과는 시외버스터미널 수하물 배송 시스템을 이용해 필로폰을 전국 각지로 유통한 판매책 1명과 공급책 2명, 매수 및 투약자 등 총 10명을 검거해 이 중 혐의가 중대한 7명을 구속했다. 적용된 주요 법조항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법 제60조 제1항)으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 '시외버스 수하물' 감쪽같이 위장…5개월간 45차례 필로폰 배송
이번 사건의 총책 역할을 한 판매책 A씨(60대)의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총 45회에 걸쳐 경남 관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필로폰 38.3g을 일반 소화물로 포장해 위장 배송했다. 불특정 다수의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수하물 취급소를 마약 거래의 거점으로 삼은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배송된 마약은 D씨(50대) 등 매수자 7명에게 고스란히 흘러들어갔다. 여기에 마약을 대량으로 공급한 상선들도 수사망에 포착됐다. 공급책 B씨(60대)는 지난 1월 판매책 A씨에게 추가로 필로폰 39.09g과 대마 8.41g을 넘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또 다른 공급책 C씨(60대) 역시 지난해 11월 A씨에게 필로폰 10g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 CCTV·금융정보 추적 '11개월의 추적'…1300명 동시 투약분 압수
수사의 물꼬를 튼 것은 시민의 제보였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말 불법 마약 유통 관련 첩보를 입수한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전국을 잇는 터미널 CCTV 영상 분석을 비롯해 통화 내역, 금융 계좌 거래 내역 등을 다각도로 정밀 분석한 끝에 올해 1월 15일 판매책 A씨를 먼저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경찰은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추적을 이어가 지난 10일까지 공급책과 매수·투약자 등 9명을 추가로 붙잡아 총 10명을 검거(구속 7명)했다.
검거 과정에서 압수한 마약의 양은 엄청났다. 공급책 B씨로부터는 무려 1300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인 필로폰 39.09g과 대마 8.41g을 찾아냈고, 또 다른 연루자 I씨로부터는 대마 260.01g(520여 명 동시 투약분)을 전량 압수했다.
아울러 경찰은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 판매책 A씨의 범죄수익 2100만 원 상당에 대해 기소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해 불법 자금 환수에도 주력했다.
◆ 초범은 '재활 치료' 연계, 제보자엔 보상금 1000만 원…"무관용 엄단"
이번 수사는 처벌에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사회 복귀와 공로자 보상 체계도 함께 작동했다. 경찰은 종전 마약 투약 전력이 없는 피의자 3명에 대해 단순 처벌보다는 재범 방지와 건전한 사회 복귀가 시급하다고 판단,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연계해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제보자에게는 '범인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신고보상금 1000만 원을 지급했다.
현재 경찰은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마약류 범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지난 8월 3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4개월간 '하반기 마약류 집중 단속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 신고자의 신원과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되며, 관련 규정에 따라 신고보상금도 적극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세심한 관심과 적극적인 제보가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만큼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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