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곳간'에 쌓는다…반세기 넘은 '내국세 연동' 혁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정부가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세수를 따로 적립해 경제 위기 방어막으로 쓰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이와 함께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공식을 전면 개편해 국가 재정운용의 틀을 미래지향적으로 재설계할 방침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재정운용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논의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주제는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이다.

정부는 앞으로 세금이 장기적인 평균 추세보다 더 걷힐 경우, 이 초과분(추가세수)을 당장 지출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세금이 많이 걷힐 때 일종의 '곳간'에 저축해뒀다가 경제가 어려워지거나 세수가 부족해질 때 이 자금을 꺼내 쓰겠다는 전략이다.

박 장관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반도체 호황을 맞이했고 상당한 규모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소중한 재원을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거나 소극적인 재정건전성 관리에 활용하기보다는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생산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방정부와 교육계가 이번 재정 개편에 대해 우려를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법률에 따라 내국세 총액의 19.24%가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배분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새 방안이 적용되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넘어선 '추가세수'가 중앙정부 주도의 미래대응기금으로 우선 전출된다. 교부세 연동 비율(19.24%)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기금으로 전출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내국세'를 기준 금액(모수)으로 삼아 교부세를 산정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가 세수가 크게 늘어나는 호황기가 오더라도 지자체가 세수 증가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교부세뿐만이 아니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내국세에 연동해 규모가 결정돼 온 교육교부금 역시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기존에는 세수 상황과 관계없이 내국세의 20.79%를 교육청에 배분했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규모(경상성장률)와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한 새로운 산식에 따라 자금을 지급한다.

다만 교직원 인건비나 학교 유지비 등 현장의 충격을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만 반영하는 완충장치를 뒀다. 특히 교육 현장의 충격을 막기 위해 전년보다 교부금 총액이 줄어들 경우 정부가 그 차액을 100% 보전하는 안전장치도 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이같은 개편으로 마련되는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으로 이관돼 유치원·어린이집 등 영유아 보육과 대학 경쟁력 제고, 평생교육 발전을 위해 활용될 계획이다.

아울러 미래대응기금에 적립된 재원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핵심 분야에 중점 투자된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른 지방정부와 지방 교육 당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이 자리를 빌려 확실하게 말씀드리겠다. 지방에 대한 지원은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교부세 조정 및 교육교부금 개편에도 불구하고 지방과 교육재정 지원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혹시나 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발표한 방안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이달 24일부터 28일까지 입법예고한다. 이어 오는 9월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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