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 45만대를 넘어섰다. 2016년 G80와 G90를 앞세워 미국에 진출한 지 10년 만이다. 최근에는 연간 판매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며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2016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올해 7월까지 총 45만404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 8만대를 넘어선 8만2331대를 기록하며, 2021년부터 5년 연속 미국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3만9088대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 7월에는 6947대를 판매하며 2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판매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제네시스의 미국 제품 구성도 크게 달라졌다. 미국 진출 초기에는 G80와 G90, 이후 추가된 G70까지 세단이 라인업의 중심이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20년 첫 SUV인 GV80이 투입되면서다. 2021년 GV70, 2022년 GV60, 2023년 GV70 전동화 모델, 2024년 GV80 쿠페가 차례로 합류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SUV 폭이 빠르게 넓어졌다.
결과는 판매 비중에서 확인된다. 올해 7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제네시스 차량 가운데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61.5%다.

특히 GV70와 GV80의 영향력이 크다. 두 모델의 누적 판매량은 26만8724대로 제네시스 미국 전체 누적 판매의 59.2%에 해당한다. 미국에서 판매된 제네시스 10대 가운데 약 6대가 두 모델인 셈이다.
GV70와 GV80은 각각 제네시스 미국 역대 판매량 1위와 2위에 올라 있다. 미국 시장에서 유틸리티 차량 선호가 높은 가운데 두 모델이 판매 확대의 중심 역할을 맡으며 브랜드 전체 규모를 키웠다.
현지 평가도 판매 기반을 뒷받침했다. GV70는 지난 2월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가 발표한 '2026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5년 연속 콤팩트 럭셔리 SUV 부문 최고 모델로 선정됐다. GV80 역시 중형 럭셔리 SUV 부문에서 6년 연속 최고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안전성에서도 꾸준한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평가에서 GV70와 GV80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평가도 높아졌다. 미국 유력 매체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6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 어워즈'에서는 포르쉐를 제치고 '최고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선정됐다.
미국에서 판매 기반을 확보한 제네시스가 다음 단계에서 선택한 전략은 제품군 세분화다. 지금까지 GV70와 GV80이 판매 볼륨을 키우는 역할을 맡았다면 앞으로는 플래그십과 고성능, 하이브리드 등 성격이 다른 모델을 추가해 고객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최상단에는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가 자리한다. 제네시스는 지난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GV90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차량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GV90는 플래그십 전용 'eMP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 도어 '네오룬 아치 게이트'와 전복 사고 발생 시 루프 글라스를 덮는 '루프 에어백' 등 제네시스가 강조하는 신기술도 적용됐다.
제네시스가 GV90에 기대하는 역할은 기존 판매량 확대와는 다르다. GV70와 GV80을 통해 확보한 미국 고객 기반 위에서 초대형 럭셔리 SUV 수요를 새롭게 끌어들이고 브랜드의 상품 영역을 최상단까지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 공개 장소로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것도 이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는 실리콘밸리를 포함하고 있으며 구매력과 첨단 기술 수용도가 높은 소비자가 밀집한 지역이다. 미국에서도 럭셔리 자동차 수요가 높은 핵심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고성능 영역에서는 GV60 마그마가 가세한다. 지난 1월 국내에 먼저 출시된 GV60 마그마는 제네시스의 첫 럭셔리 고성능 모델이다. 향후 미국에서도 본격 판매될 예정으로, 고성능을 선호하는 새로운 고객 수요를 공략하는 역할을 맡는다.
파워트레인 선택지도 넓어진다. 제네시스는 기존 SUV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투입할 계획이다. 내연기관과 전동화 모델에 하이브리드까지 더해 미국 시장의 수요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GV90와 GV60 마그마, 하이브리드 투입의 공통점은 판매 기반을 특정 차종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데 있다. 가격대와 성격, 파워트레인을 세분화해 기존 GV70·GV80 중심의 수요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제품군 확대와 함께 미국 내 판매·서비스 기반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에 현지 85번째 브랜드 전용 전시장 '제네시스 오브 샌브루노'를 공식 개소했다.

미국에서 첫 전용 전시장이 문을 연 것은 2022년이다. 당시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에 '제네시스 오브 라파예트'를 연 이후 미국 각 지역으로 단독 전시·판매 거점을 늘려왔다. 4년여 만에 전용 전시장 수가 85곳까지 늘어나면서 제네시스만의 공간에서 차량 경험부터 상담, 구매,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확대됐다.
럭셔리 브랜드에게 전용 전시장은 판매 숫자만큼 중요한 요소다. 차량 자체의 상품성과 별개로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차량을 살펴보고 구매하고 서비스를 받는 과정 전체가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새롭게 문을 연 샌브루노 전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공항, 실리콘밸리와 인접해 북부 캘리포니아 고객을 공략하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GV90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직후 인근 샌브루노에서 새 전용 전시장을 연 점도 주목된다. 신규 플래그십 모델과 현지 고객 접점을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강화하며 캘리포니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제네시스는 전시장 밖에서도 현지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넓혀왔다. 2021년에는 뉴욕 맨해튼에 글로벌 복합 문화 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을 열었다. 자동차를 직접 판매하는 공간보다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거점에 초점을 맞췄다.
제네시스는 이곳에서 플로럴 디자이너 제프 리섬과 함께한 '블룸타니카: 자연과 혁신이 만나는 곳', 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진행한 '더 포레스트 위딘' 등 다양한 전시를 선보였다. 현재는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매니페스팅 마릴린'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골프를 장기적인 브랜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토너먼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타이틀 스폰서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PGA 투어 최초의 공식 자동차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회 현장에는 제네시스 라운지와 스카이박스 등 별도 브랜드 공간을 운영하고 차량을 전시한다. 현장 관람객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TV 중계 시청자에게 브랜드를 노출하며 럭셔리 고객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현지 지역사회와 연결하려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대회에서는 2025년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캘리포니아 라이즈' 캠페인을 2년 연속 진행하고 구호 기금을 현지 자선단체에 전달했다.
제네시스의 미국 전략은 판매 규모 확대에서 고객층과 브랜드 접점을 함께 넓히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GV90와 GV60 마그마, 하이브리드로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동시에 85개 전용 전시장과 문화·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해 현지 접점을 강화한다.
미국 진출 10년 만에 누적 판매 45만대를 넘어선 제네시스의 다음 과제는 GV70·GV80이 만들어 놓은 판매 기반을 얼마나 다양한 고객층으로 확장하느냐다. 신규 라인업과 현지 거점 확대가 실제 판매와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질지가 향후 미국 성장세를 가를 전망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을 이끄는 핵심 시장인 미국에 2016년 처음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규 라인업을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고객층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전용 전시장을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등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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