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20일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분홍색 대형 쇼핑백을 멘 2030 여성들이 골목 곳곳을 쉼 없이 오갔다.
오는 21일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무뷰페)’ 미디어데이 현장이다. 방문객들은 성수동 거점 두 곳에 마련된 팝업스토어를 오가며 화장품을 체험하고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무뷰페는 성수동 일대 주요 매장을 ‘K뷰티 로드맵’으로 엮은 오프라인 행사다.
메인 팝업은 무뷰페홀과 넥스트 뷰티홀 두 곳이다. 여기에 상설 매장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무신사 뷰티 스페이스 1, 엠프티 성수 야외 공간까지 총 5개 거점을 연결해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패션과 뷰티를 묶다…‘무신사식 이색 조합’
무신사의 핵심 강점인 패션을 접목한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오직 무신사 뷰티 컬래버존’에서는 패션과 뷰티 브랜드를 각 5개씩, 총 10개 브랜드를 1대1로 매칭해 무신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롬앤×로라로라, 자빈드서울×기호, 피브×해브어굿웨일, 오드타입×허그유어스킨, 배리웨이×파인드카푸어 등 참신한 조합에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무뷰페는 개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10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된 5개 뷰티 브랜드는 8일 만에 거래액이 직전 동기 대비 약 7.5배(650%) 뛰었다. 배리웨이×파인드카푸어 라이브 방송은 시작 3분 만에 전체 거래액의 3분의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 인프라와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조합을 선별했다”며 “뷰티 브랜드에 새로운 판로와 소비 접점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플랫폼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디지털 미션 동선도 눈에 띄었다. 부스 곳곳에 배치된 NFC 태그 10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소프트 글로우, 어반 시크 등 5가지 뷰티 페르소나 중 하나가 도출되고, 취향에 맞춘 전용 음료와 기프트백이 리워드로 제공됐다.
현장에서 만난 이수현(28) 씨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신생 인디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하고 이벤트까지 참여할 수 있어 재미있다”며 “지그재그나 올리브영과 비교해 브랜드와 가격 선택지가 다양해 무신사 뷰티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 코스맥스·중기부까지 합류… 신생 인디 뷰티의 ‘등용문’
이번 뷰티 페스타에는 이례적으로 제조사가 직접 참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국내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와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소공인 판로개척 지원사업’을 통해 선발한 라이징 K뷰티 브랜드 20곳이 무뷰페홀 전면에 자리했다.
‘THE SECRET LAB by 중소벤처기업부×무신사×코스맥스’ 특별존에서는 이들 브랜드와 함께 개발한 시제품을 공개하고, 다양한 게임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연 매출 12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브랜드로는 팩토리노멀, 아르웨, 해밍, 로로벨, 언파, 티씨오앤더, 다자연, 파인다이브, 키미 등이 참여했다.
임영롱 코스맥스 팀장은 “정부의 소공인 육성 사업과 무신사의 판로 개척 역량, 코스맥스의 연구개발(R&D)·생산 노하우를 결합한 협업”이라며 “두 달여간 인큐베이팅한 신제품 시제품을 시장에 먼저 알리고, 고객과 예비 창업자에게 제조 역량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무뷰페 참여 브랜드 64개 가운데 80% 이상이 인디 브랜드다. 10곳 중 7곳은 매장을 갖고 있지 않다. 올리브영 등 대형 유통 채널의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뷰페는 신생 브랜드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 부스를 차린 뷰티 브랜드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올봄 론칭한 브랜드 ‘센슬’의 권진아 대표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간편하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퀵 루틴’ 제품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려면 오프라인 접점이 필수적”이라며 “패션 고관여 소비자가 많은 무신사를 메인 채널로 삼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너 하나로 부스를 꾸민 ‘디피노르’의 김지은 마케터는 “올해 크리에이터 ‘뽕님’과 함께 선보인 첫 토너가 한때 무신사 뷰티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오프라인 팝업에서 고객의 피부 고민과 반응을 직접 체감하는 것이 브랜드 성장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2023년 4월 선보인 색조 브랜드 오드타입과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를 비롯해, 무신사 뷰티에 단독 입점 중인 스킨케어 브랜드 시그닉, 레이어랩, 메이크업 브랜드 블럽 등도 부스를 열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 뷰티 키우는 무신사… 오프라인 경험이 온라인 구매로
무신사의 자체 뷰티 브랜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와 PB 브랜드 ‘오드타입’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3%, 166% 증가했다.
무신사는 오프라인에서 확보한 소비자 경험과 브랜드 팬덤을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무뷰페 온라인 캠페인 거래액 가운데 약 40%는 사흘간 진행된 오프라인 팝업 기간에 발생했다. 제품을 직접 경험한 소비자가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확인된 셈이다.
무신사는 패션 사업에서 쌓아온 브랜드 발굴·육성 역량과 데이터 기반 상품 기획력을 뷰티 사업에도 적용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 역할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성수동 골목을 가득 채운 분홍색 가방은 단순한 행사 기념품을 넘어, 무신사가 패션을 넘어 뷰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에서 신진 브랜드를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해온 ‘브랜드 육성’ DNA를 뷰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이식해 나가겠다”며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고객과 연결하고, 판로 확대와 마케팅을 전방위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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