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다음 달부터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에서 배달음식을 다회용기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실질적인 다회용기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서비스 지역 확대 외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배달 다회용기,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 도입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구로구, 다음달 18일부터 도봉구와 금천구가 배달 다회용기 이용 서비스 지역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이면 서울시 자치구 25곳에서 배달 다회용기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배달주문 시 발생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와 배달앱, 전문 세척업체가 협력하는 ‘배달용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 사업’을 진행해왔다. 2021년 10월 요기요와 강남구 지역에서 시범 사업을 시행한 이후, 참여 배달앱을 4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로 늘리고 서비스 이용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배달용 다회용기 서비스 사업’은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다회용기를 선택해 주문하면, 음식을 다 먹은 뒤 용기 전용 가방에 있는 QR코드에 접속해 수거를 신청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반납하고, 전문업체가 수거 및 세척해 다시 매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가 보조금으로 다회용기 세척 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점주는 비용의 일부를 부담한다. 서울시는 또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일정한 탄소중립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있다.
서울시 연도별 예산서에 따르면 각 자치구 다회용기 지원사업에는 △2022년 7억 △2023년 25억5,000만원 △2024년 10억2,000만원 △2025년 7억 △2026년 8억으로 총 57억원이 투입됐다.
서비스 지역이 늘면서 주문건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문건수는 △2021년(10월~12월) 1,201건 △2022년 2만9,384건 △2023년 10만1,836건 △2024년 12만8,149건 △2025년 17만3,499건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집계한 올해 주문 건수는 7만2,529건이다.
다만 꾸준히 사업 지역을 확대해왔음에도 사업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고, 참여 업체 수가 적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한 달에 두 번 쿠팡이츠를 이용한다는 김민경(26·가명) 씨는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좋고, 플라스틱통을 세척하고 쓰레기를 버릴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이용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지원하는 곳이 별로 없어 아직 사용해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서비스 이용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주일에 4~5번 쿠팡이츠를 이용한다는 한지윤(28·가명) 씨는 “직접 세척을 해야 하는 점이 번거로워 이용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다회용기 서비스가 세척을 요구한다고 잘못 알고 있던 탓이다. 기자가 사실을 정정하고 나서야 그는 “세척을 요구하지 않고 일회용품과 배달 속도에 차이가 없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다회용기 사용 중단하는 업체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배달 다회용기 서비스에 참여하는 가게는 3,014곳이다. 사업 시행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전체 배달앱 입점업주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존재한다.
여기에 기존 사업 참여 업체들 중 다회용기 이용을 중단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받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다회용기 서비스 이용 업체의 사업 제휴 유지율은 △2022년 59.80% △2023년 77.89% △2024년 43.93% △2025년 30.59% △2026년(1~8월) 26.44%로 2023년을 제외하고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사업에 신규 참여한 업체 수는 749개, 사업에서 이탈한 업체 수는 790개를 기록했고, 올해 8월까지 신규 참여 업체와 이탈 업체는 각각 239개, 291개로 나타나, 이탈 업체가 신규 참여 업체보다 많았다.
사업 제휴 유지율이 떨어지는 배경은 뭘까. 서울시 보조지원사업자로 선정된 다회용기 수거·세척 전문업체 잇그린 측은 다회용기 사업에서 이탈하는 경우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폐업과 사업 양도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매장 내 다회용기 적재 부담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회용기에 비해 다회용기는 많은 부피를 차지하는데, 홀 없이 조리공간만으로 운영되는 배달전문음식점은 통상 5~15평으로 매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일식전문집을 운영하면서 다회용기 이용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윤제(33) 씨 역시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윤제 씨는 “매장 규모가 크지 않아 다회용기를 적재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일회용기보다 단가도 조금 비싼 편이고, 발주를 신청할 때 필요한 규격의 용기 재고가 없거나 용기를 수령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잇그린 측은 “적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참여 업체들에 적정한 양의 용기를 여러 번에 걸쳐 발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2영업일 정도 출고가 늦어지는 것은 다회용기 재고가 없는 경우 발생하는 특수한 사례”라며 회수된 그릇을 다시 쓰는 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다회용기 서비스, 사용률 끌어올리려면
소비자들의 서비스 인식이 부족한 점도 애로사항으로 제시됐다. 이씨는 “손님, 라이더 등이 다회용기 전용 가방을 보고 다회용기 서비스에 대해 물어보곤 한다”며 “아직 서비스를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앱 내에서 다회용기 지원 식당을 부각하는 등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객의 서비스 인식이 떨어지는 배경엔 배달앱의 복잡한 주문 단계와 숨겨진 메뉴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기자는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배달앱 사업자 4개 앱을 확인해봤다. 요기요와 땡겨요는 ‘다회용기 음식점’ 카테고리를 마련하고 있는 반면, 배민과 쿠팡이츠는 다회용기를 검색해야 다회용기 이용 음식점을 볼 수 있었다. 서비스에 대해 이미 알고 있지 않은 이상 사실상 서비스의 존재를 알아채기 힘든 구조다.
또 요기요와 땡겨요가 다회용기 사용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배민과 쿠팡이츠는 주문 과정에서 소비자가 직접 다회용기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일회용 수저에 적용된 것과 같은 옵트인(opt-in) 방식으로, 2021년 4월 일회용 수저류 사용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적용됐다.
서울시는 2021년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협약기관과 다회용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면밀히 분석·보완해 음식배달 시 100% 다회용기 사용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서비스 지역 확대에 이어 실질적인 다회용기 사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구도희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활동가는 “현재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이용 매장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배달앱마다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비스 홍보도 안돼있는 상태기 때문에 배달앱 내에서 다회용기 이용 시 할인을 지원하는 등의 마케팅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전히 일회용기가 다회용기보다 경제적인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들이 다회용기를 일회용품의 대안으로 인지를 하게 하기 위해 플라스틱 분담금이 좋은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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